한강에도 차량과 보행자가 공존하는 다리, 또 보행자 전용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한강에서 유일한 보행자 다리인 영등포구 양평동과 선유도 사이 선유교에서 봄나들이하는 시민들의 모습.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한강 평화·생태의 젖줄로] ③한강, 걸어서 건너자
“한남·마포대교 보행로 확대…광진교 전용도로로”
용산가족공원~현충원 ‘녹색 다리’ 신설 제안도
“한남·마포대교 보행로 확대…광진교 전용도로로”
용산가족공원~현충원 ‘녹색 다리’ 신설 제안도
1900년 한강철교가 처음 세워진 뒤 1917년 한강에 두 번째로 놓인 ‘한강인도교’(현재의 한강대교)는 개통 초기 도성 안 사람들이 다리 구경을 올 정도로 명물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강대교 위와 남북 강변·올림픽대로에 넘쳐나는 자동차들에 밀려 시민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이는 한강대교뿐 아니라, 서울 한강의 23개 다리가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한강의 실정과는 달리, 나라 안팎에는 걷는 이를 배려한 다리들이 적지 않다. 프랑스 파리엔 36개 다리가 있는데, 이 가운데 루브르 옆 ‘퐁 데 자르’(예술의 다리), 에펠탑 부근 ‘드빌리 다리’ 등 3개 다리가 보행자 전용 다리이다. 오는 7월엔 네 번째 보행자 다리인 베르시·톨비악 다리가 개통된다.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 브리지’, 체코 프라하의 카를 다리,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칼 테오도르 다리,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 다리 등은 모두 세계적으로 이름난 걷는 이들만을 위한 다리들이다. 국내에도 대전 갑천 위에 놓은 엑스포 다리, 부여시의 옛 백제교(2차로)가 보행자 전용 다리다. 공주시는 너비가 6.에 불과한 금강교(1932년 개통)를 차량과 사람이 사이좋게 반으로 나눠 쓰고 있다.
서울 한강에서도 좀더 보행자를 배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잠실철교의 차도교 2차로 가운데 강남 방향 1차로를 보행자·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는 사업에 착수했다. 고양시도 철거 예정이었던 옛 행주대교를 서울 한강 최초의 보행자·자전거 전용 다리로 바꾸는 데 나섰다.
현재 한강다리 가운데 걷는 ‘이들만을 위한 다리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는 대표적인 다리는 1936년 세워졌다가 2004년 새로 건설된 광진교다. 이 다리는 천호대교로 차량 소통이 가능하고, 주변 풍경이 수려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는 광진교를 보행자 전용으로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섬과 연결돼 가볼 만한 다리들은 가장 먼저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특히 노들섬과 연결된 한강대교는 가장 역사가 오랜 데다 다리 구조가 독특해 보행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된다. 권영규 서울시 문화국장은 “노들섬에 예술센터를 지으면서 한강대교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거나 보행자 다리를 새로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유도를 낀 양화대교도 마찬가지다. 선유도는 강 남쪽으로 한강에서 유일한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길이 120m)가 연결돼 있어 강 북쪽까지 연결된 보행자 다리를 놓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기호 서울시립대 교수 등은 반포대교 아래의 잠수교는 한강 둔치의 자전거·보행자 도로와 쉽게 연결되고, 한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보행자 다리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한다. 최근 다리 너비를 각각 12차로, 10차로로 넓힌 한남·마포대교는 차도 양쪽 보행로를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밖에 새로운 보행자 다리를 놓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용산 가족공원과 반포 현충원의 숲을 연결하는 ‘녹색 다리’가 대표적이다. 이 다리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김기호 서울대 교수가 최근 쓴 <도시의 생명선 그린웨이>란 책에서 제안됐다. 건축가인 김석철 아키반 대표는 한강에 ‘문화의 다리’를 놓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문화의 다리’는 문화의 거리를 갖춘 보행자 다리인 1층과 차량용 다리인 2층으로 이뤄져 보행·차량 접근이 쉬우며, 다리 한가운데 아래쪽엔 나루터를 설치해 수상 교통과도 연계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걷고싶은 도시연대’는 뚝섬 서울숲과 강남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를 제안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섬과 연결돼 가볼 만한 다리들은 가장 먼저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특히 노들섬과 연결된 한강대교는 가장 역사가 오랜 데다 다리 구조가 독특해 보행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된다. 권영규 서울시 문화국장은 “노들섬에 예술센터를 지으면서 한강대교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거나 보행자 다리를 새로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유도를 낀 양화대교도 마찬가지다. 선유도는 강 남쪽으로 한강에서 유일한 보행자 전용 다리인 선유교(길이 120m)가 연결돼 있어 강 북쪽까지 연결된 보행자 다리를 놓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기호 서울시립대 교수 등은 반포대교 아래의 잠수교는 한강 둔치의 자전거·보행자 도로와 쉽게 연결되고, 한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보행자 다리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한다. 최근 다리 너비를 각각 12차로, 10차로로 넓힌 한남·마포대교는 차도 양쪽 보행로를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밖에 새로운 보행자 다리를 놓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용산 가족공원과 반포 현충원의 숲을 연결하는 ‘녹색 다리’가 대표적이다. 이 다리는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김기호 서울대 교수가 최근 쓴 <도시의 생명선 그린웨이>란 책에서 제안됐다. 건축가인 김석철 아키반 대표는 한강에 ‘문화의 다리’를 놓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문화의 다리’는 문화의 거리를 갖춘 보행자 다리인 1층과 차량용 다리인 2층으로 이뤄져 보행·차량 접근이 쉬우며, 다리 한가운데 아래쪽엔 나루터를 설치해 수상 교통과도 연계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걷고싶은 도시연대’는 뚝섬 서울숲과 강남 압구정동을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를 제안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