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 인근 강변북로에서 전조등을 켠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만원 교통패스’(월 1만원으로 모든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를 도입해 연간 수도권의 자동차 통행량을 10% 줄이면, 석탄화력발전소(500㎿급) 1기를 멈추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23일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함께 수도권의 자동차 통행량 감소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분을 추산해보니, 수도권의 자동차 통행량을 10% 줄이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79만3348톤쯤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9유로(약 1만2천원) 티켓’을 도입한 이후 대중교통 이용 건수가 늘어 자동차 통행량을 10% 줄인 독일의 사례를 고려해, 수도권의 연간 자동차 주행거리(1216억㎞, 한국교통안전공단 2021년 통계)와 자동차 1㎞ 이용 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147.5g/인·㎞) 등을 활용해 계산한 수치다. 자동차 대신 버스(50.6g/인·㎞)와 지하철(33.6g/인·㎞) 등 대중교통의 이용이 늘게 되면, 500㎿급 석탄화력발전소 1기가 1년 동안 뿜어내는 온실가스(200만톤)와 비슷한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선 최근 고물가와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이 지난해 6~8월 9유로 티켓을 시범 도입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월 49유로(약 7만원) 티켓을 상시 판매하기로 한 데 고무된 것이다.
‘1만원교통패스연대’는 우선 서울 등 수도권에서 월 1만원에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시범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정치권에선 정의당이 ‘대중교통 3만원 프리패스’ 도입을 내걸고 24일 관련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의 보고서는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후행동 중 하나로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꼽는다”며 “1만원 교통패스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것이 일상 속 온실가스 감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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