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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고온이 뇌에 영향 미친다…폭염에 범죄율이 느는 이유

등록 2022-07-21 13:58수정 2022-07-21 15:02

세계경제포럼 ‘폭염과 정신건강’ 보고서
고온·고습도 우울증·불안장애 증상 높여
“뇌 화학물질이 고온의 영향받기 때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폭염으로 월 평균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자살률이 2.2% 높아지고 폭력범죄는 3%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위스 취리히대 공동연구팀은 21일(한국시각) 세계경제포럼(WEF)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며칠 동안 고온이 지속되는 상황과 자살 및 자살 시도 사이에 연관성이 있으며, 폭력범죄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로런스 웨인라이트 옥스퍼드대 지속가능성·기업·환경 대학원과정 책임자와 에일린 뉴먼 취리히의대 박사후연구원은 세계 각국의 10개 이상 연구를 인용해 고온과 정신건강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인용된 <유럽정신의학저널> 논문은 높은 온도와 습도가 우울증, 범불안장애 및 양극성 장애(조울증) 환자의 증상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월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정신건강 관련 사망(자살)이 2.2%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습도의 급상승 또한 자살 발생률의 상승을 낳는다고 연구 논문은 밝혔다.

보고서는 “인위적 원인의 기후변화 결과로 상승하는 온도와 습도는 조울증 환자의 조증 발현 증가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환자의 조증 발현이 증가하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정신병으로 입원하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중요한 약물의 효과가 폭염의 영향으로 감소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갈증을 억제시켜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 항정신병제제 같은 많은 약물이 폭염 관련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보고서는 또 “폭염이 폭력범죄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주변 온도가 1~2도만 올라가도 폭력범죄가 3~5% 급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90년까지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모든 범주의 범죄가 최대 5%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원인의 하나는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이라는 뇌 화학물질이 고온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또다른 연구에서는 기온이 정상범위보다 5% 더 오르거나 그 이상 오르는 날에는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최소 10%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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