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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로 50년 동안 1만5천건의 종간 바이러스 전파 일어날 것”

등록 2022-04-28 17:59수정 2022-04-28 18:30

기후변화의 종간 스필오버 확산 영향 연구
아프리카·아시아서 신규 감염병 위험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변화로 인해 2070년까지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전파가 1만5천건 이상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 신규 감염병이 바이러스의 종간 전파를 통해 발생했음을 고려하면 기후변화에 의해 감염병의 대유행 확률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여서 주목된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콜린 칼슨 연구조교수 연구팀은 28일(한국시각) “기후변화에 따른 3천여 포유류 종의 지리적 분포 이동을 예측해 미래의 바이러스 공유 주요거점을 도출한 결과 2도 온난화 시나리오에서 향후 50년 동안 최소한 1만5천건의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공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996년생인 칼슨은 14살에 트루먼 장학금을 받은 영재과학자로 주목을 받았고, 2015년에는 이와 벼룩 등 기생충 3분의 1이 2070년께 사라지면 새로운 기생충이 번식해 인류 건강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혀 다시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이날치에 실렸다.(DOI : 10.1038/s41586-022-04788-w)

포유류의 종간 바이러스 전파 네크워크. ‘네이처’ 제공
포유류의 종간 바이러스 전파 네크워크. ‘네이처’ 제공

현재 최소한 1만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는 야생 포유류에 조용히 은신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토지 사용 변화는 이전에 지리적으로 격리된 야생동물 사이에 바이러스 공유 기회를 높일 수 있다. 기후변화로 따뜻해지면 많은 동물 종들이 기생충이나 병원균을 지닌 채 새로운 환경으로 내몰리고, 이전에 상호작용이 없던 종 사이에 바이러스를 공유하기가 수월해진다. 이런 환경은 동물매개 감염의 스필오버(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현상) 곧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의 병원균 전파를 쉽게 만든다.

조지타운대 연구팀은 2070년까지 여러 기후시나리오에 따라 포유류 3870종의 지리적 분포가 어떻게 변할지 분석했다. 또 포유류 바이러스 공유 양상 모델(프로그램)을 사용해 3139종의 종간 바이러스 전파의 미래 확률을 구했다. 그 결과 1만5천건 이상의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공유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포유류 종간 접촉은 세계 어디서나 발생할 것이지만 특히 열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인구과밀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새로운 종간 바이러스 공유는 주로 박쥐에 의해 주도되고, 특히 박쥐는 인간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이 인수공통감염병 거점의 분포 변화가 어떻게 인간을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시킬 수 있는지를 다루기는 했지만 이런 노출이 야생동물종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고려한 연구는 드물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연구를 완료한 지 몇 주 만에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해 연구팀의 연구 방향이 옳았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조상은 동남아시아 관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교량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퍼졌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연구팀은 향후 10년 동안 야생동물에 은신해 있던 동물매개 감염균이 인간으로 확산되기 전에 철저하게 식별해내고 대응하는 데 최소한 10억달러(1조12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가 바이러스 종간 전파에서 주도적인 인위적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러스가 인간에 전파되는 것을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생동물 종간 바이러스 전파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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