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를 보인 지난달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서울에서 매화는 평년(1991~2020년)보다는 11일 일찍 폈지만 지난해보다는 보름이나 늦었다. 벚꽃 개화도 평년보다 4일 앞섰지만 지난해보다는 11일 뒤졌다. 왜일까? 3월 전국 평균기온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
기상청은 7일 “3월 전국 평균기온은 7.7도로 평년 6.1도보다 1.6도 높아,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래 세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월 평균기온 역대 1위는 지난해로 올해보다 1도 높은 8.7도였다. 2위는 2018년(7.9도)이다.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동안은 잇따라 역대 가장 높은 일평균기온이 기록되기도 했다. 12일에는 평년보다 무려 8.3도가 높아, 4월 중순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매우 약한 가운데,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으면서 따뜻한 남풍이 자주 유입돼 기온이 평년에 비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3월 전국 강수량은 89.3㎜로 평년(56.5㎜)보다 많았으며, 역대 8위였다. 하지만 경북 울진과 강원 동해안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 3월 상순에는 겨울 가뭄이 이어져 역대 두번째로 강수량(2.1㎜)이 적었다. 반면 중·하순에는 강수량이 크게 늘어 87.2㎜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3월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3월 상순에는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수증기가 적은 바람이 불면서 강수량이 매우 적었다. 중순 이후에는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은 가운데 다습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돼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았다”고 밝혔다.
한편 3월18~19일 대기 하층 기온이 낮은 가운데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과 동풍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다. 강원 향로봉에는 18일 41.8㎝, 19일 32.0㎝의 많은 눈(일최심신적설)이 새로 쌓였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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