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난 산불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울원전 구역 방벽 언덕 일부가 타 검게 변했다. 연합뉴스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한울 원전 부지의 전기 설비 인근까지 불이 번졌다가 진화됐다. 현재 원전 가동에는 이상이 없으나 전문가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조사에 나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4일 저녁 이날 오전 11시 경북 울진군 북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한울 원전 부지의 ‘스위치 야드’ 인근까지 접근했었다고 밝혔다. 스위치 야드는 발전소 전기를 송전선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전기설비다. 원안위는 “산불 영향으로 외부 송전선로 8개 중 2개가 차단돼 복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울 6호기의 경우 외부 전원이 차단될 경우 자동 기동하는 비상디젤발전기도 가동했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외부 전원이 끊기면 수동으로 원전을 가동할 수 있도록 모든 원전에 여러 개가 준비돼 있다.
원전이 전력원이지만 주기기들은 외부 전원을 쓰기 때문에 외부전원을 끌어다주는 송전선로가 화재에 휩싸이면 원전의 위험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때문에 원안위는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되어서 원전 자체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겠지만 원전 부지 주변에 불이 번져 외부 전원이 차단된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화재 대응 매뉴얼이 있어도 천재지변인 산불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전 운영·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감발했고 현재 한울 1·2호기는 출력을 약 50%로, 한울 3·4호기는 약 80%, 한울 5호기는 90%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현재 불은 진화됐고 가동 중인 한울 원전 1~5호기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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