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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 부인하던 존슨 총리를 바꿔 놓은 11장의 슬라이드

등록 2022-02-13 15:17수정 2022-02-13 15:32

존슨 “취임 뒤 과학브리핑 받고 생각 바꿔”
<카본브리프> 당시 브리핑 자료 입수·공개
슬라이드 첫 장에는 ‘킬링 곡선’ 그래프
마지막 장엔 ‘티핑 포인트’ 설명 표 담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전 세계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동과 연대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전 세계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동과 연대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람은 2015년 12월 세계가 파리기후협정에 합의한 직후 언론에 칼럼을 기고해, 비정상적인 겨울철 고온 현상을 두고도 “지구 온난화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보다 2년 전에는 지구가 더워지기는커녕 소빙하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극단적 기후변화 부인론에 대해서조차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이야기다.

그러던 그가 2019년 총리에 취임한 뒤 언제 그랬나 싶게 달라졌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제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맞아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 순위”라고 밝히고, 국제 기후협상에서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존슨 총리가 자신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COP26 개막 일주일 전 기자들과 만나 총리가 된 뒤 과학 브리핑을 받고 생각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영국 언론들은 그가 “온도 그래프에서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인위적인 기후변화에 대해 반박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 때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 수석과학고문인 패트릭 발란스가 했다고 보도된 이 브리핑의 자세한 내용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기후 관련 과학, 정책 등을 다루는 웹사이트인 <카본브리프>가 최근 영국 과학청을 상대로 정보 자유(FOI) 요청을 통해 이 브리핑 자료를 입수해 공개해 관심을 끈다. 발란스 수석과학고문이 2020년 1월28일 총리 관저에서 존슨을 가르치는데 사용했다고 이 매체가 공개한 발표용 슬라이드는 모두 11장이다.

기후변화를 부인하던 존슨 총리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첫 번째 슬라이드는 3개의 그래프와 지도 하나로 구성됐다.

기후변화를 부인하던 존슨 총리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11장의 슬라이드 중 첫 번째 슬라이드.&nbsp; &lt;카본브리프&gt; 갈무리
기후변화를 부인하던 존슨 총리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 11장의 슬라이드 중 첫 번째 슬라이드.  <카본브리프> 갈무리

왼쪽 상단과 하단에 배치된 그래프는 1960년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1850~1900년 평균 대비 1850~2020년의 지구 온도 변화를 보여 준다. 상단의 그래프는 이른바 ‘킬링 곡선’으로 잘 알려진 것이다. 오른쪽 상단은 1961~1990년 평균 대비 2009~2019년의 온난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도, 하단은 1993~2010년 평균 대비 1993~2020년 전 세계 해수면 변동을 나타내는 그래프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슬라이드에는 온실가스의 역할을 보여주는 그래프와 지도가 2개씩 들어가 있다. 이 슬라이드를 보면 인위적 영향이 없을 경우와 인위적 영향을 포함할 경우 지구 온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는 1980~2019년 사이 북극 해빙의 변화를 보여주는 슬라이드, 네 번째는 1901~2018년 사이 전 세계의 극한적인 온도와 강수량 변화를 보여주는 슬라이드다. 다섯 번째 슬라이드는 ‘홍수와 해수면 상승’, ‘폭염, 건강과 질병’, ‘산불’, ‘생물 다양성’ 등 4가지 소제목 아래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다양한 이미지, 지도 등의 그래픽으로 구성됐다.

6~10번 슬라이드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 억제 목표를 달성하면서 배출할 수 있는 남은 탄소 규모를 보여주는 탄소 예산, 영국의 해수면 상승 전망,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에 따른 지구 온도 변화 예측 결과 등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11번째 슬라이드는 ‘티핑 포인트’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한 장짜리 표다. 티핑 포인트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돼 지구가 되돌아 올 수 없는 상태로 떨어지는 임계점을 말한다. 이 표는 아마존과 북부 한대수림대, 영구 동토층,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상,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 등의 변화를 티핑 포인트의 기준점으로 제시하고, 임계점을 넘어 섰을 때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이 급가속하면서 지역적 기후 패턴이 변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관련기사 ▶ <한겨레> 기후변화 데이터 인터렉티브 페이지

https://www.hani.co.kr/interactive/global-warming/intr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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