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에는 사흘이 멀다 하고 12일이나 눈이 왔다. 하지만 강수량이 잡힌 날짜는 7일, 강수량은 5.5㎜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올해 1월 강수량은 평년의 10분의 1에 불과한 2.6㎜로, 역대 최저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8일 “1월 전국 강수량은 2.6㎜로 평년(26.2㎜)의 10.8%에 불과해, 전국적 기상 관측망이 운영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기상 통계를 집계하는 전국 62개 관측 지점에서 1월 강수량이 0.0㎜로 잡힌 곳은 안동, 대구, 창원, 부산, 통영, 여수, 진주, 영천, 거창, 합천, 밀양, 산청, 남해 등 13곳에 이른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이 주기적으로 확장할 때 찬 공기가 해상을 지나면서 눈구름대가 만들어져 서쪽 지역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양은 적었다”고 설명했다.
강수일수는 3.6일로 평년(6.5일)의 절반 수준으로, 2019년(2.9일)과 1974년(3.1일)에 이어 역대 최저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눈일수는 6.8일로 평년(6.5일)보다 많았다.
강수일수는 일강수량이 0.1㎜ 이상인 날의 수를 말하고, 전국 62개 모든 지점에서 기기관측을 한다. 반면 눈일수는 눈, 소낙눈, 가루눈, 눈보라, 소낙성진눈깨비, 진눈깨비, 싸락눈 가운데 어느 하나가 관측된 일수를 말하며, 전국 23개 유인관측소에서 예보관이 직접 눈으로 관측한다.
서울의 경우 눈일수는 사흘 건너 한번 꼴인 12일인 데 견줘 강수일수는 7일이었으며, 강수량은 5.5㎜였다.
올해 1월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1월 강수량이 적었던 원인에 대해 “우리나라 서쪽으로 기압능이 발달하고 기압능의 전면에서 고기압이 주로 발달한 데다 동시베리아에서 장기간 정체한 기압능의 남쪽에 기압골이 형성돼 저기압이 평년보다 동쪽으로 치우쳐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월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8도로 평년(영하 0.9도)과 비슷한 수준으로, 역대 21위를 기록했다. 평균 최고기온(5.0도)이나 최저기온(영하 6.0도) 모두 평년(각 4.4도, 영하 5.7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역별로 역대 최고기온 최고기록과 최저기온 최저기록 1·2위가 바뀐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극한 기온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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