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위주의 ‘건강식단’으로만 바꿔도 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픽사베이
고소득 국가들이 식물성 위주의 ‘건강식단’으로 바꾸면 세계 농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이덴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 최근호에 제출한 논문에서 “54개 고소득 국가에서 소량의 고기와 다량의 채소로 구성된 ‘건강식단’으로 전환하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농업 분야 배출량이 3분의 2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DOI :
10.1038/s43016-021-00431-5)
54개 고소득 국가가 ’건강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세계 농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보준다. 짙은 색이 가장 큰 감소를 나타낸다. ’네이처 푸드’ 제공
연구팀은 또 동물성 위주 식품을 탈피하면 유럽연합 전체보다 더 넓은 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토지를 모두 자연상태로 되돌리면 21세기 말까지 대기에서 약 100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농업 분야에서 14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탄소 포집은 고소득 국가들이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평 부과 원칙에 따라 부담해야 할 이산화탄소 제거 의무량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육류 및 낙농 생산과 소비가 많은 미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독일은 이런 온실가스 감축 효과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세계 식량생산 과정에서 인간 유발 온실가스 전체의 3분의 1이 배출된다. 또 거주 가능한 토지의 절반이 식량 생산에 사용된다. 평균적으로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에 비해 10~50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또 가축은 세계 필요 열량의 20%만을 공급하지만, 축산을 위해 세계 농경지의 80%가 사용된다.
‘건강식단’이 고소득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큰 것은 식단이 육류 위주여서다.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가장 큰 국가로 분류된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식품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70%를 차지하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22%에 불과하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