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남부지방에 늦더위가 이어진 지난달 5일 오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외국인과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왼쪽)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시내 거리에서 한 가족이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0월 상순에는 한여름 날씨를, 중순에는 한겨울 날씨를 보여 일평균기온 편차가 1973년 이래 가장 큰 달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5일 “10월 전국 평균기온은 15.1도로 평년(1991∼2020년 30년 평균)보다 0.8도 높았다”고 밝혔다. 10월 중순 기온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상순 날씨가 한여름처럼 뜨거웠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평년보다 높은 수치가 기록된 것이다.
10월 기온이 크게 변동해 일평균기온의 표준편차(자료가 평균을 중심으로 얼마나 퍼져 있는지 나타내는 통계 수치)는 5.1도로 전국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래 가장 컸다.
10월 상순에는 여름철에 북태평양고기압이라고 불리는 아열대고기압이 여느해처럼 계절이 바뀌면서 수축해 물러가지 않고 우리나라 쪽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발달해 그 영향으로 최고기온(26.5도)이 역대 가장 높았다. 강릉에서는 10월3일 최고기온이 32.3도까지 치솟아 극값(역대 1위)이 경신됐고, 대구에서도 10일 31.8도로 극값이 바뀌었다.
반면 10월 중순에는 북쪽의 대륙고기압 영향을 받아 유입된 찬 공기로 말미암아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10월17일에는 전국 일평균기온이 6.4도까지 낮아졌다. 10월18일 전남 해남에서는 일최저기온이 영하 1.6도를 기록하며 극값을 경신했다.
서울에서는 17일 첫 얼음이 얼어 평년보다 17일 일찍 관측됐고, 첫 서리도 18일에 평년보다 열흘 일찍 내렸다.
10월3∼15일(왼쪽)과 16∼22일(오른쪽)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10월 전국 강수량은 53.9㎜가 기록돼 평년(37.0∼64.3㎜)과 비슷했다. 10월 전반에는 기온 상승과 함께 기압골, 정체전선, 동풍 등의 영향으로 경기와 강원 북부,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자주 내린 반면 후반에는 건조한 대륙고기압과 이동성저기압 영향을 주로 받아 강수량이 적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10월4∼5일에는 강원 철원(김화 자동기상관측장비)에 163.0㎜의 많은 비가 쏟아지고, 6일에는 속초(설악동) 111.0㎜, 9일에는 삼척(원덕)의 강수량이 144.5㎜가 기록돼 ‘가을장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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