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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어린이기후일기] 에어컨은 포기 못했지만, 버스 타고 걸어다녀요

등록 2021-08-11 04:59수정 2021-12-28 11:02

경기 화성에 사는 김가희(12) 어린이
경기 화성시에 사는 김가희(12) 어린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경기 화성시에 사는 김가희(12) 어린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최근 코로나19로 외출을 많이 못 하면서 집에서 텔레비전을 더욱 즐겨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인데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해지는 방송을 보게 됐습니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물에 빠지는 모습은 마음을 정말 아프게 했습니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오스트레일리아 산불로 죽어가는 코알라, 지난해 중국의 폭우로 인한 사망자 증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들과 사람들을 보며 정말 많이 화가 났고 국가에서 강하게 기후변화 예방을 위한 법을 만들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 문제가 바로 인간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가까운 거리도 힘들다고 자동차를 타려 하거나, 집에 있는 음식은 지겹다며 맛있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매일 젤리, 두유,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을 먹으며 많은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또 한여름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에어컨이며, 나의 방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있는 친구는 바로 공기청정기였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은 뒤 나는 기후변화 예방을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곧 슬픔에 빠졌습니다. 맛있는 배달음식, 내가 사랑하는 간식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는 더위를 많이 타고 아토피가 있어 내 친구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와 이별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가을 발급했던 ‘화성시 무상교통 카드’가 떠올랐습니다. 내가 사는 경기도 화성시는 지난해부터 만 18살 이하 아동·청소년의 버스 요금이 무료이며 올해부터는 만 65살 이상도 무료입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와 함께 기후변화 예방을 위해 자동차 대신 버스를 타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리도 아프고 힘들었지만 죽어가고 있는 북극곰을 생각하며 열심히 걷고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운동도 되고 기후변화 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매우 기쁩니다.

기후변화 예방에는 많은 돈이 들지 않아요! 비싼 기름을 먹고 매연 방귀를 뀌는 승용차 대신 버스를 타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녀요!

김가희 양이 그린 기후그림일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김가희 양이 그린 기후그림일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경기 화성시에 사는 김가희(12)양은 텔레비전에서 기후변화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기후변화 예방에 조그마한 힘을 보태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기로 결심했다. 가희 양은 더위를 많이 타고 아토피가 있어 에어컨을 덜 돌리거나 공기청정기를 켜지 않을 수 없어 자신만의 기후변화 예방 실천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화성시가 시민들한테 제공한 무상교통카드를 떠올리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려 해 지난해 대중교통 이용량은 크게 감소했다. 서울시의 경우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지하철 이용자 수가 38%나 줄었고, 버스 승객도 30%나 감소했다. 가희양처럼 가까운 곳은 걸어다니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 등으로 마을버스 이용객 수는 더 많이 줄어 37%나 감소했다.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다. 서울시 대여자전거인 ‘따릉이’를 빌린 횟수가 지난 한해 2370만5천건에 이르러 2019년보다 24.6% 증가했다. 서울시민 1명당 2번 이상 따릉이를 이용한 셈이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임시 자전거 길을 추가한 도시들에서 자전거 이용률이 최대 48%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한겨레>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미래세대를 응원합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기후·환경을 걱정하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어린이들 목소리를 온라인으로 매주 전합니다. 어린이들이 쓴 ‘기후일기’를 읽다 보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착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된 뒤 잠시 잊고 지내던 자연·환경의 가치를 떠올리는 시간 여행을 떠나보시죠.

<한겨레> 기후변화팀 이메일(climate@hani.co.kr">climate@hani.co.kr)로 어린이가 쓴 기후일기와 그림, 사진, 영상 등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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