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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카이브

[김훈 칼럼] ‘열린’ 부산

등록 2018-05-18 14:05

[한겨레 창간 30년-디지털 아카이브]
2002년 10월 14일 한겨레신문 14면 ‘김훈의 거리의 칼럼’

김훈 기자

김훈 기자
김훈 기자
부산에 온 북쪽응원단의 젊은 여성들은 “부산말의 억양은 너무 알아듣기 어렵다”고 말한다. 부산사람들의 말투는 개방적이다. 부산 말투는 개인의 내면을 주저 없이 남에게 열어 보인다.

북쪽 취주악단 사회자 김영희씨의 말투는 아마도 북쪽의 ‘공식억양’인 듯하다. 웅변적 감격으로 떨리고 있다. 이 말투는 북쪽 지방 사투리가 아니라, 이념이 빚어내는 또 다른 사투리처럼 들린다. 집단정서를 강하게 표출하는 이 말투도 남쪽 사람들이 듣기에는 불편하다.

부산의 대도시다운 생명력은 개방성이 있다. 다른 영남지방 도시들과는 다르다. 전쟁 때는 전국의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어 눌러앉았고, 전쟁의 뒤치닥거리는 모두 부산이 감당해야 할 운명이었다. 부산은 열린 활기로 그 비극을 극복해왔다. 지금 부산에서는 일 년 내내 대형 국제행사가 열리거나 준비 중이다. 13일 부산거리를 1등으로 달려가는 북한 여자마라톤선수 함봉실의 모습은 부산의 개방성을 세계에 알리기에 충분했다.

사람의 말은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보다는 알아들을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부산 영도다리에는 전쟁의 고통과 이산의 슬픔이 배어있다. 부산시는 이 다리를 보존하기로 했다. 전쟁의 마지막 후방기지였던 부산이 이제는 통일의 모항으로 바뀌어나가고 있다.

부산은 열린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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