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증가로 지질시대 바뀌어” 주장
지구환경 위기에 대한 전세계 경각심 높여
오존층 파괴 원인 밝혀 노벨화학상 수상
지구환경 위기에 대한 전세계 경각심 높여
오존층 파괴 원인 밝혀 노벨화학상 수상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파울 크뤼천(1933~2021) 박사는 인류세라는 개념으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크뤼천 박사 등이 인류세의 시작점으로 주장한 1945년 7월16일의 첫 핵실험 장면. 위키피디아
2008년 11월 서울대 초빙석좌교수 임용장에 서명한 뒤 이장무 총장과 기념촬영하는 파울 크뤼천 박사. 서울대 제공
핵겨울 개념도 개발…서울대서 석좌교수 일하기도 `핵겨울'이라는 개념도 그한테서 시작됐다. 그는 1982년 학제간 영문 학술지 `앰비오'(AMBIO)에 발표한 ` 핵전쟁 이후의 대기 : 정오의 황혼'(The Atmosphere after a Nuclear War: Twilight at Noon)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핵전쟁이 야기할 기후재앙을 경고했다. 그는 핵전쟁이 일어나면 도시와 산림, 농경지, 석유 및 가스전으로 불이 번져가면서 엄청난 연기가 대기로 날아가 햇빛을 차단하고, 이것이 지구 표면을 냉각시켜 전 세계 농업생산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론은 다음해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을 비롯한 과학자 5명이 학술지 `사이언스'에 `핵겨울'(Nuclear Winter)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는 노벨상 수상 강연에서 "핵겨울 아이디어는 나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업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정치적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수학과 물리학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던 그는 1958년 핀란드인 여성과 결혼한 뒤 스웨덴으로 건너가 스톡홀름대학에 진학, 기상학을 전공하며 1973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영국 옥스퍼드대와 국립대기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 생활을 한 뒤 독일 막스플랑크화학연구소에 들어가 후학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서울대 자연과학대 지구환경과학부 초빙석좌교수로 한국에서 활동한 적도 있다. 그와 함께 핵겨울 논문을 공동집필한 그의 제자 존 버크스는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파울 크뤼천은 적어도 수백명의 멘토였고 전 세계 과학자 수천명의 경력 쌓기를 도와줬다"며 "그는 훌륭한 과학자일 뿐 아니라, 내가 이제껏 알고 지낸 사람 중 가장 배려심 있고 인자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딸 둘, 손자 셋이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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