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이 달성되지 못하면 30년 뒤 한반도 연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3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되지 못하면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2040∼2060년께 산업화 이전 대비 3.3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18일 “동아시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한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 지역의 기후변화를 전망한 결과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에 따라 기온 상승 변화에 큰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2022년 말께 완료될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전지구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 산출된 값을 토대로 25㎞ 격자의 고해상도 동아시아 지역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이 가운데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량을 지속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로 나눠 한반도의 기후변화 전망을 분석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 한반도 기온이 현재보다 1.8도 상승하지만, 기후변화가 가속화하면서 먼 미래(2081~2100년)에는 7도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 탄소중립 시점인 중미래(2041∼2060년)에는 한반도 평균기온이 3.3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한기후 현상도 21세기 중반 이후 크게 늘어나 21세기 후반에는 폭염에 해당하는 온난일이 현재 36일에서 130일로 3배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강수량도 14%까지 증가하고,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극한 강수일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변영화 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연구관은 “전지구 시나리오 분석값이 2014년까지만 제공돼 1995∼2014년 20년 평균을 현재값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을 고강도로 실천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 기온 상승이 1.6도에 그치고 21세기 중반 이후 기후변화의 추세가 약해지면서 먼 미래에는 기온이 2.6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영화 연구관은 “근미래에는 저탄소 시나리오와 고탄소 시나리오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지만 먼 미래에는 크게 격차가 난다”며 “현 세대의 온실가스 감축이 미래 세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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