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규모가 큰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가 10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덴마크 연구팀이 대형 피해를 발생시키는 슈퍼 허리케인이 오늘날 100년 전에 비해 3배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허리케인 피해를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한 연구팀은 허리케인 발생 빈도의 증가가 ‘명료’하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의 허리케인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려는 이전의 시도들은 종종 논쟁적인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대형 열대성 저기압에 의한 피해의 증가는 지구 온난화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내놓았다.
열대성 저기압의 하나인 허리케인은 가장 파괴적인 자연재해의 하나로 꼽힌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한 피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1250억달러(145조원)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가치로 환산한 피해 액수로 보면 2005년 카트리나가 2017년 하비보다 피해액이 훨씬 크지만, 연구팀의 피해 면적 환산 방식으로 전환한 피해 규모로는 2017년 하비가 더 크다. <PNAS>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부닥친 문제는 서로 다른 지역들에서 벌어진 태풍 피해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지였다. 지난 세기 재정적 피해의 증가가 허리케인의 경로상에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는 사실 때문인지 등.
선행 연구는 피해의 증가가 부와 관련돼 있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허리케인 발생 빈도와 연관돼 있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경제적 손실 대신에 보험업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1900년부터 2018년까지 240개 이상의 허리케인에 의해 파괴된 땅의 면적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2017년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를 조사했다. 허리케인 상륙지점 인근 1만제곱킬로미터 안에 110만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1인당 재산은 19만4천달러로, 1만제곱킬로미터 안의 총 재산은 2150억달러(250조원)로 추계됐다.
면적 환산 피해 규모로 1900~2018년 허리케인들을 나열해보면 최근 발생 빈도가 3배로 늘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PNAS> 제공
허리케인이 발생시킨 피해액 500억달러(58조원)는 이 지역 전 재산의 23%에 해당한다. 역으로 1만제곱킬로미터의 23%인 2300제곱킬로미터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지난 세기 동안의 허리케인 피해에 대해 유사한 방식으로 추산함으로써 연구팀은 피해에 관한 좀더 사실적인 비교를 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대형 피해를 발생시키는 허리케인의 발생 빈도가 100년 사이에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원인이 기온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우리 분석 자료는 새로운 피해 증가 경향이 지구 온난화에 의한 극한 폭풍에서 감지되는 변화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드러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분석 방법이 견고해 커지는 허리케인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을 좀더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9월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를 이끈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아슬라크 그린쉬테드는 “발생 빈도를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 방법은 아주 강력하다”며 “허리케인 발생 빈도 증가는 연구팀 자료뿐만 아니라 다른 자료들에 의해서도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