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24일 인양되는 천안함. 뱃머리가 바지선에 안착되고 있다. 자료사진
김소구 지진연구소장팀 이스라엘 연구팀과 발표 논문
지진 규모 70년대 우리 해군 설치 기뢰 폭약량과 일치
지진 규모 70년대 우리 해군 설치 기뢰 폭약량과 일치
2010년 3월의 천안함 침몰은 북한 어뢰가 아니라 우리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기뢰의 수중폭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됐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다룬 과학논문이 학술지에 발표된 것은, 지난해 홍태경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가 지진파를 분석해 사실상 합동조사단의 결론을 지지하는 논문을 낸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과 이스라엘 지구물리연구소(GII)의 예핌 기터만 박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순수·응용 지구물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고 당시에 발생한 지진파와 공중음파, 수중음파를 분석한 결과 “수중폭발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폭발로 인한 지진 규모(2.04)는 대략 티엔티(TNT) 136㎏ 폭약량에 해당하고 이는 1970년대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육상조종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런 결론은 티엔티 250㎏의 북한 어뢰(CHT-02D)가 수심 6~9m에서 폭발했으며 지진 규모는 1.5였다는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발표와 크게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수중폭발 원인과 관련해 폭발 때 급속 팽창하는 가스 버블(거품)이 어떤 주기로 작용했으며 이때의 폭약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수중폭발 방정식과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 폭발 때 버블은 급속 팽창하다가 수압에 의해 급속 수축하는 팽창-수축을 되풀이하며 배에 손상을 끼치는데, 한 차례의 팽창-수축에 걸리는 시간을 버블 주기라 한다. 버블 주기는 폭약량과 폭발 수심을 규명할 때 필요한 값으로,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에서 버블 주기가 0.990초였음을 산출해냈다.
이어 여러 경우의 폭약량과 수심을 가정해 계산했더니, 티엔티 136㎏이 수심 8m에서 폭발했을 때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가 나타날 수 있음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여러 방법으로 확인해보면 티엔티 250㎏으로는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와는 너무 큰 불일치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육상조종기뢰의 폭발 가능성은 합조단에서도 비교적 자세히 검토된 바 있다. 합조단이 2010년 펴낸 ‘합동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해군은 1977년 육상조종기뢰를 서북 도서 지역에 설치했으며 1985년 ‘불필요 판단’에 따라 육상조종장치까지 길게 이어진 도전선을 끊는 ‘불능화 작업’을 하고서 기뢰 본체들은 해저에 버려두었다. 합조단은 “사건 발생 지점의 수심 47m에 있는 폭약량 136㎏의 육상조종기뢰로는 선체 절단이 불가능하다”며 기뢰폭발 가능성을 사건 원인에서 배제했다.
김 교수는 “합조단의 결론은 수중폭발의 기초 분야와 버블 동역학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다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므로 과학적 규명을 위해선 재조사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김소구 소장의 논문에 대해 “북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것은 여러나라 전문가들이 참가해서 수개월 동안 국제적으로 검증된 것”이라며 “결정적인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가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철우 하어영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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