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17일 달 궤도 비행 중에 찍은 달 남극 뒷면의 지먼 충돌구. 로스코스모스 제공
달 착륙을 목전에 둔 러시아의 달 탐사선 루나 25호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19일 루나 25호가 달 착륙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이날 오후 2시10분(모스크바 시각) ‘착륙 전 궤도’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해 기동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달 착륙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로스코스모스는 “운영팀에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로스코스모스는 지난 17일 루나 25호가 달 궤도 비행 중에 찍은 달 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찍힌 장소는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있는 남위 75도의 지먼 충돌구다. 지름 190km, 깊이 8km의 지먼 충돌구는 달 남극에서 세번째로 깊은 곳이다.
루나 25호의 달 착륙 상상도. 로스코스모스 제공
지난 11일 발사된 루나 25호는 5일 후인 16일 달 궤도 진입해 착륙을 준비해 왔다.
착륙 후보지는 3곳이며, 달 남극에서 약 500km 떨어진 폭 100km의 보구슬라프스키 충돌구가 제1 예정지다.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 대표는 지난 6월 루나 25호가 착륙에 성공할 확률을 70%로 예상했다.
루나 25호에 앞서 이달 초 달 궤도에 진입한 인도의 찬드라얀 3호는 23일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한다. 루나 25호의 착륙 예정지는 남위 73도,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예정지는 남위 69도다.
고정식 무인 탐사선인 루나 25호는 예정대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할 경우 1년 동안 깊이 15cm까지 토양을 채취해 분석하고, 물을 비롯한 달 자원을 탐사한다. 루나 25호에는 이를 위해 8개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러시아가 달 탐사선을 보낸 것은 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