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로 촬영한 토성과 고리. 디오네, 엔셀라두스, 테티스 3개의 위성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근적외선으로 야광등처럼 밝게 빛나는 고리에 둘러싸인 토성을 포착했다. 근적외선카메라로 토성을 촬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가 30일(현지시각)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밝게 빛나는 고리에 비해 적외선으로 본 토성 자체는 매우 어둡게 보인다. 이는 메탄가스가 토성 대기에 쏟아지는 햇빛을 거의 모두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나사는 밝혔다.
지난 25일 진행한 이번 촬영은 토성 자체보다 이제까지 관측하기 어려웠던 희미한 위성들과 고리를 집중 관측하기 위한 것이다. 천문학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사진에는 디오네, 엔셀라두스, 테티스 3개 위성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과학자들은 지름 500km의
엔셀라두스에는 두께 30~40km의 얼음 표면층 아래에 약 10km 깊이의 액체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나사는 추가 관측을 통해 이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G고리와 E고리 등 더 희미한 고리들을 추적할 계획이다. 토성의 고리는 수많은 암석과 얼음 조각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모래 알갱이보다 작은 것에서부터 산처럼 큰 것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최근 제임스웹은 엔셀라두스의 남극 지역에서 1만km 거리까지 분출하는
물기둥을 관측한 바 있다. 이 물기둥의 입자들이 E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 토성 북반구는 여름, 남반구는 겨울
제임스웹이 본 토성의 대기는 카시니호가 관측한 대기보다는 선명하지 못하다. 적외선으로 본 토성의 대기에선 우리에게 익숙한 줄무늬 대신 북반구의 광범위한 영역에 어두운 반점이 보인다. 커다란 얼룩처럼 보이는 이 부분은 구름 위에 있는 성층권 에어로졸의 파동처럼 보인다고 나사는 밝혔다.
또 사진에서 나타난 토성의 북극과 남극의 모습은 토성의 계절적 변화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차이를 드러낸다. 공전주기가 29.5년인 토성의 북반구는 현재 여름이며, 남반구는 겨울의 끝자락에 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북극 지역이 더 어둡다. 뚜렷한 원인은 모르지만 아마도 극지방 에어로졸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요인이 있을 것으로 나사는 추정했다.
토성의 가장자리가 얇게 빛나는 것은 높은 고도의 메탄층이 빛을 흡수한 뒤 다시 방출하는 현상이거나 전리층의 삼중수소 이온(H3+)이 방출되는 현상 또는 두가지 요인이 다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토성은 공식 확인된 위성 수가 지난달
145개로 늘어나, 목성의 95개를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가진 행성이 됐다. 145개 위성은 목성을 포함해 태양계 다른 행성의 위성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기도 하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