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왼쪽)와 블루오리진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궤도까지 올라가지도 못해요 ㅋㅋ(Can’t get it up (to orbit) lol).”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내용의 트윗글을 게시했다. 그 아래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을 소개하는 기사를 첨부했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엑스를 단독 선정했다. 며칠 후 경쟁업체인 블루오리진이 이에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하자, 머스크는 바로 그 다음날 조롱하듯 트윗을 날렸다.
지난 5일 블루오리진은 6년간 준비해온 첫 유인비행 계획을 공개했다. 몇 시간 뒤 스페이스엑스가 새로운 로켓의 첫 고고도 비행 성공 소식으로 응수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둘 사이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최초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가 첫 우주비행을 한 지 꼭 60년이 되는 날이었다.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 시제품(왼쪽)과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세계 최고 억만장자 기업가들의 대회전이 시작되려는 것일까?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사이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로켓과 우주선 개발은 물론 우주인터넷, 우주관광 등 두 사람이 펼치는 우주산업 분야 곳곳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모양새다.
사실 두 사람이 앞으로 우주산업에서 더욱 첨예하게 맞붙으리라는 것은, 지난 2월 초 베이조스가 아마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베이조스는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앞으로 자신이 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분야 가운데 하나로 블루오리진을 꼽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과만 놓고 보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2002년 출범한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로켓을 120차례 가까이 지구 궤도에 쏘아올렸고, 한 로켓을 9번이나 쓰는 등 ‘로켓 재사용’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했다. 인류 최초 민간 유인 우주선을 개발해 벌써 세 차례나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냈다.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할 군집위성 스타링크 1500개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기도 했다.
반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2년 앞서 출범했으면서도 아직 지구 궤도에 로켓을 보낸 적이 없다. 올해 여름에서야 고도 100㎞의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유인 비행을 시작한다. 우주인터넷망 구축은 계획만 있지 아직 시작도 못했다.
스페이스엑스에 밀려난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상상도). 블루오리진 제공
베이조스, 역전의 발판 노리던 달 착륙선 경쟁 탈락
베이조스가 역전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던 게 나사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였다.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스페이스엑스와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제조업체 선정 경쟁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로켓과 유인 우주선 기술을 내세웠다. 블루오리진은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드레이퍼연구소 등 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업들과 한 팀을 이뤘다. 세간에선 나사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경쟁에 나선 세 업체 가운데 두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가운데는 화려한 개발 진용을 갖춘 블루오리진이 포함될 것으로 보는 쪽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발표된 결과는 스페이스엑스 단독 선정이었다. 미국 언론들은 기술력 평가에선 두 회사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가 확보한 나사 문서에 따르면 예산 문제가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 나사엔 두 업체를 선정할 만한 예산 여력이 없었다. 나사가 스페이스엑스와 계약한 금액은 28억9천만달러다. 반면 블루오리진이 제시한 개발비는 59억달러로 알려졌다.
아르테미스 사업 탈락은 블루오리진으로선 ‘이중 타격’이다. 이미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스타십 우주선을 개발 중인 스페이스엑스는 경쟁에서 탈락해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하지만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은 오로지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하는 것이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위기 의식을 느낀 블루오리진은 지난달 26일 회계감사원(GAO)에 50쪽짜리 항의 문서를 제출했다.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블루오리진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나사가 막판에 골대를 옮겼다”며 매우 위험한 선택을 했다고 비난했다. ‘고위험(high risk)’은 나사가 스페이스엑스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며 썼던 표현이기도 하다. 블루오리진은 이번 결정은 공급 기반을 좁혀 경쟁 기회를 없애는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의 달 복귀를 늦추고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사는 회계감사원 결정이 나오는 8월 초까지 스페이스엑스와의 계약 실행을 잠정 중단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결 승리로 나사가 가장 신뢰하는 우주기술제품 공급업체라는 평가를 굳히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스페이스엑스도 스타십 개발에서는 속도가 더디다. 4번의 실패 끝에 고도 10㎞ 왕복에 성공한 정도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하기 위해 다가가는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 스페이스엑스 제공
서로 감정적 언사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사람은 이미 우주산업에서 몇 차례 부딪혔다. 지금까지 대결은 모두 머스크 승리로 끝났다.
첫 대결은 2013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 장기임대 계약이었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이 역사적인 발사대는 논란 끝에 결국 스페이스엑스가 차지했다. 이어 스페이스엑스는 2014년 블루오리진이 특허를 신청한 로켓 회수 기술을 놓고 법정 소송을 벌여 대부분의 특허를 무산시켰다.
감정이 틀어진 두 사람은 2015년 12월 스페이스엑스 첫 로켓 회수 성공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당시 베이조스의 뉴셰퍼드 로켓은 고도 100㎞ 준궤도이기는 하지만 이미 3차례 회수하는 기록을 세운 터였다. 베이조스가 “우주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고 이 사실을 상기시키자, 머스크는 “블루오리진은 10년이 넘었는데도 궤도를 넘지 못했다”고 역공했다. 지난해 8월 미 국방부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 업체 선정 경쟁에서도 블루오리진은 고배를 마셨다.
저궤도 우주인터넷 사업을 둘러싼 공방전도 뜨겁다. 머스크가 2018년 위성 1만2천개 군집위성으로 고도 수백㎞ 저궤도에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뛰어들자, 베이조스도 이듬해 3236개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카이퍼’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스페이스엑스가 일부 위성들의 궤도를 바꾸려 하자 아마존이 발끈했다. 아마존은 궤도를 바꾸면 카이퍼 위성과 충돌할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선 안된다고 연방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 머스크는 “기껏해야 몇년 후 작동하는 아마존 위성 시스템을 위해 지금의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것은 대중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연방통신위는 최근 스페이스엑스 궤도 변경 요청을 승인했다.
낙하산에 매달려 착륙하는 뉴셰퍼드 캡슐. 블루오리진 제공
블루오리진은 지난 5일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첫 민간인 탑승객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주관광이 두 사람의 새로운 대결장으로 떠올랐다.
우주관광 사업에서도 현재로선 나사가 공식 인정한 유인 우주선을 갖고 있는 스페이스가 단연 앞서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오는 9월, 4명의 첫 저궤도 민간 우주관광과 내년 초 3명의 첫 민간인 우주정거장 여행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저궤도(700㎞) 관광은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높은 궤도에서 며칠간 머물다 돌아오는 여정이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훨씬 낮은 고도 100㎞ 준궤도 관광을 추진한다. 고도 100㎞는 우주 경계선으로 불리는 공간이다. 여행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여행 시간도 아주 짧지만 가격이 저렴한 무중력 우주 체험관광이라는 걸 장점으로 내세운다. 스페이스엑스 우주관광은 수 천만달러, 블루오리진 준궤도관광은 수 십만달러대다. 블루오리진은 오는 7월20일 첫 민간인 탑승객을 태우고 유인 우주관광을 시도한다.
블루오리진 준궤도 관광이 시작되면, 방식이 다른 두 회사의 우주관광에 대한 시장 평가도 시작될 것이다.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엑스 본사(왼쪽)와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켄트의 블루오리진 본사. 위키미디어 코먼스/블루오리진
두 사람이 펼치는 우주사업은 기존 우주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두 사람의 어릴 적 꿈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우주는 그래서 두 사람이 걸어온 사업 여정의 종착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보고 자란 ‘아폴로 키즈’ 출신이다. 어린 시절 베이조스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모험담을 다룬 ‘스타트렉’ 드라마에 빠져들며 우주를 향한 꿈을 키웠다. 그는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2016)에 카메오로 출연했을 정도로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이었다. 고등방위연구계획국(다르파)에서 일했던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로켓 이야기도 우주 열정을 불태우게 한 불쏘시개였다.
머스크는 어린 시절 은하제국 흥망성쇠를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SF대작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탐독하며 우주를 동경해왔다. 그는 지식강연회 ‘테드’에 출연해 “대학 시절 세계와 인류의 미래에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우주다. 머스크 역시 자신을 모델로 삼았다는 영화 ‘아이언맨2’(2010)에 깜짝 출연했다.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에 깜짝출연한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영화 ‘아이언맨2’에서의 일론 머스크(오른쪽).
시애틀 남쪽 켄트에 있는 블루오리진 본사 1층 안내데스크 옆엔 어린 시절 그가 심취했던 스타트렉의 우주선 U.S.S.엔터프라이즈호와 쥘 베른의 <달세계 여행>에서 묘사됐던 로켓 모형이 있다. 캘리포니아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엑스 로켓 공장 복도 양옆에는 붉은색 실제 화성 사진과 지구와 같은 녹색의 화성이 서로 마주본 채로 걸려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자신이 돈을 버는 목적은 인류를 다행성족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주인터넷 사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베이조스는 해마다 아마존 주식 10억달러어치(1조1천억원)를 팔아 우주사업에 쓰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10억달러는 그의 아마존 주식 지분의 0.5% 정도다.
머스크가 구상하는 화성도시(왼쪽)와 베이조스에 영감을 준 오닐실린더(오른쪽) 상상도. 스페이스엑스/위키미디어 코먼스
머스크는 화성, 베이조스는 우주공간에 새 터전
두 사람은 모두 지구 밖에서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만, 추진하는 방식은 다르다. 인류 새로운 터전으로 머스크는 다른 행성을, 베이조스는 우주 공간 그 자체를 꼽는다.
머스크 목표는 화성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과 슈퍼헤비 로켓으로 화성기지를 건설하고, 한 번에 100명씩 화성에 보내 100만명 화성 거주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베이조스는 우주 어느 공간에 지구를 모방한 거대한 자급자족 주거기지를 건설해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꿈을 꾼다. 이는 1974년 프린스턴대 물리학 교수 제라드 오닐이 제안한 원통형 우주주거시설 ‘오닐 실린더’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는 2019년 워싱턴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지구 자원이 감소하고 기후 혼돈이 심해지면 지구 가까운 곳에 하와이처럼 연중 날씨가 좋은 100만명 규모의 우주 주거단지를 만들고, 지구도 오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트윗글과 팔로워 수가 현격하게 차이난다.
이방인형 vs 모범생형…물론 경영 방식도 대조적
둘 다 불과 20여년만에 세계 최고 부를 쌓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성장 과정은 판이하다. 머스크는 이방인형, 베이조스는 모범생형이었다.
1971년생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어린 시절을 보낸 남아공에선 똑똑한 척한다고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했다고 머스크는 회고했다. 어머니 고향인 캐나다로 갔으나 거기에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막 뜨기 시작한 인터넷 사업에 매료된 그는, 스탠퍼드대 에너지물리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지 이틀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갔다. 당시 잘 나가던 인터넷기업 넷스케이프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 당하고, 1년 뒤 창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1964년생 베이조스는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한 데 이어 프린스턴대를 우등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우등생 클럽 일원이었고 우주탐사개발학생연맹(SEDS) 프린스턴대 지부장을 맡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유수한 기업들의 스카웃 제의를 받으며 상당기간 직장인으로 성공가도를 달린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일하는 방식도 대조적이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홍보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지만 베이조스는 밖으로 떠벌리지 않고 결과로 말하는 편이다. 예컨대 머스크 트위터에는 1만4천개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반면 베이조스의 트위터의 게시글은 240여개에 그친다.
두 사람이 우주기업을 설립했을 때 보여준 모습도 그랬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엑스를 출범시키면서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큰소리부터 쳤다. 반면 베이조스는 5년이 지난 2005년이 돼서야 한 인터뷰에서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사실을 밝혔다.
기업 경영 방식도 마찬가지다. 경영전문지 <포브스> 분석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고객 우선을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고객 요구를 먼저 파악한 뒤 업무 계획을 짜는 ‘거꾸로 작업하기’ 방식을 도입했다. 머스크는 기술을 우선한다. 고객보다 자신이 시장과 기술 흐름을 더 잘 파악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사람들이 아직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에 일의 우선순위를 둔다. 회의에서 베이조스는 마지막에 발언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머스크는 자신이 먼저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 한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 내부(왼쪽)과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캡슐의 내부. 각 사 제공
우주산업은 투자분석가들이 첫 조만장자가 탄생할 분야로 꼽는 분야다. 그 중에서도 소행성 자원 채굴 산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한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3500억달러인 기존 우주산업 성장세만 계산해도 2040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것들까지 염두에 둔다면, 우주산업이라는 거대한 블루오션은 두 사람에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두 사람의 현재 자산 규모는 1조달러에 한참 모자라는 2천억달러 안팎이다.
머스크에 비해 베이조스가 갈 길이 더 멀다. 그러나 광대한 우주산업에서 승패를 이야기하려면 앞으로 한참을 더 가야 한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우주 자원 채굴은 아무도 아직 근처조차 가보지 못했다.
아마존 경영 부담을 벗고 자금력도 더 탄탄한 베이조스가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경쟁 양상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우주인터넷 후발주자인 아마존은 최근 로켓 발사업체 유엘에이(ULA)와 카이퍼 위성 9차례 발사 계약을 맺었다. 준궤도 우주관광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달 착륙선 선정에서 탈락은 했지만, 이의 제기로 3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자존심을 건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경쟁은 우주산업의 발전을 한층 가속화하는 불씨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규제 당국과 시민들이 두 사람의 경쟁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두 사람의 우주산업 경쟁 과정에서 관련 시장과 일자리가 요동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한쪽에선 우주쓰레기, 우주 빛 공해, 우주자원 독점 등 인류 공통 이익과 직결된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