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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운전자들이 ‘임금 투명성’ 요구한 까닭

등록 2019-05-09 16:18수정 2019-05-09 18:07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 택시기사들이 운전자-승객 연결 모바일앱인 ‘우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도인 새크라멘토에서 택시기사들이 운전자-승객 연결 모바일앱인 ‘우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우버 기업공개 맞춰 우버-리프트 연대파업
“소득 파악 어렵다…임금 투명성 제공하라”
플랫폼 노동에서 ‘연대투쟁’과 ‘투명성’ 부상
플랫폼 경제의 대표 서비스인 우버와 리프트 운전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투명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8일(미국시각) 우버의 기업공개에 맞춰 뉴욕, 시카고, 워싱턴디시,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 주요 대도시에서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이 동맹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뉴욕시에는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이 앱을 끄고 브루클린브리지를 건너는 시위를 벌였다. 우버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날 정오께 수십명이 우버 본사 앞에 모여 “정당한 요금”을 외치며 시위를 했다.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전세계 700여 도시에서 성업중인 우버의 지난해 매출은 113억 달러로, 이번 기업 공개를 통해 9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은 그동안 임금과 노동자 지위 여부를 놓고 여러 차례 파업과 소송을 벌여왔지만, 이번 파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투명성’ 요구의 등장이다.

우버, 리프트와 같은 플랫폼 노동에서 그동안 핵심 문제는 운전자의 노동자 지위 인정 여부였다. 우버 운전자의 노동자성 여부에 대한 판결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영국과 스위스 등에서는 최근 우버 운전자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연방항소법원이 우버 운전자를 ‘독립사업자’라고 판결해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내엔 법률과 택시업계의 반발 등으로 우버 서비스가 진출 실패했지만, 앱을 기반으로 한 배달 플랫폼의 노동자들의 경우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해 노동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다.

수년전부터 우버와 리프트는 탑승객에게 미터기 요금 대신 목적지에 대한 ‘예상요금제’를 운영해 바가지 요금 등의 피해를 막아왔다. 택시 기사의 수입은 기본적으로 미터기 요금과 비례하지만, 우버 기사의 임금은 승객이 내는 요금과 관계없이 주행거리와 운전 시간을 기준으로 지급됐다. 운전자들이 기본적으로 자신의 수익을 알기 어려운 구조다. 우버와 리프트도 이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승객이 낸 요금을 기준으로 기사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출범 총회 뒤 오후 2시께 배달기사 36명은 ‘라이더를 리스펙’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보험료 현실화’라고 쓰인 안전띠를 오토바이에 붙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오연서 기자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출범 총회 뒤 오후 2시께 배달기사 36명은 ‘라이더를 리스펙’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보험료 현실화’라고 쓰인 안전띠를 오토바이에 붙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오연서 기자
<워싱턴포스트>의 8일치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의 7만명 운전기사를 대표하는 ‘독립운전자조합(IDG)’의 대변인 모이라 먼츠는 “(우버 운전의 경우) 각종 비용을 제한 뒤 최종적으로 얼마를 벌어들였는지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투명성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우버는 최근 승객 요금과 운전기사의 급여를 분리하기로 한 결정이 기업투자의 이유라고 밝혔다. 운전기사에 대한 임금 지급을 보장하지 않아, 회사의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승객이 지급하려는 요금 이상으로 운전자에게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우버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지급 시스템은 많은 우버 운전자들에게 좌절감을 안겼다. 요금이 높은 시간대에 운전할 기회가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금 투명성 요구에 대해 우버는 8일 “택시 미터기는 아니지만 우버 드라이버앱은 승객 요금은 물론 운전자의 개별 운행기록별로 완전한 투명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버 기업공개를 맞아 벌어진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들의 파업과 시위는 플랫폼 노동의 확대과정에서 플랫폼 노동자들의 연대 가능성과 새로운 권리 요구를 드러냈다는 의미가 있다.

미 조지타운대학에서 우버 운전자들의 생활을 연구하는 케이티 웰스 박사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이번 일은 디지털에서 최초로 연합노동쟁의가 등장했다는 의미를 지닌다”며 기술이 연결성의 기회를 제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만이 아니라 만인에게 데이터 투명성을 약속해야 함을 강조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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