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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T

우버 상장 앞두고, 운전자들은 앱을 껐다

등록 2019-05-08 18:18수정 2019-05-09 10:09

미 주요도시 등 각국서 항의파업

“주당 70시간 넘게 일해야 생존”
‘1200억달러 잠재 가치’ 이끌고도
수수료율 인상 등 처우 악화 지속
8일 하루동안 우버 앱 끄고 시위

플랫폼 노동 인정, 한국서도 화두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우버가 상장하면 가장 가치 있는 민간기업이 될 것이다. 그런데도 1200억달러의 잠재 가치를 창출한 사람들, 즉 운전자들은 회사로부터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우버 운전자이자 플랫폼 노동자 단체 ‘긱 워커스 라이징’의 조직가 모스타파 머클래드는 지난달 1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엔비시>(NBC)에 이런 글을 기고했다. 차량과 운전기사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채 차량호출 서비스로 성장을 거듭해온 우버는 오는 10일 미국 뉴욕 증시에 오른다. 우버를 통해 돈을 벌지만 우버 노동자는 아닌 우버 운전자들은 8일 파업으로 항의에 나섰다.

‘긱 워커스 라이징’ 누리집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우버 운전자들은 샌프란시스코·뉴욕 등 주요 도시와 칠레·영국·프랑스·케냐·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함께 파업을 벌였다. 미국의 경우 8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우버 앱을 끄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샌프란시스코 우버 본사 앞에서 시위도 계획했다.

우버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앱으로 리무진을 호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지난해까지 세계 700여개 도시에 진출했다. 지난해 연매출만 113억달러에 이른다. 우버는 여러 도시에 진출할 때마다 택시업계·규제당국과 싸웠으며 대부분 승리했다.

그러나 성장의 밑거름이 된 우버 운전자들의 불만도 높아져갔다. 우버는 이른바 ‘공유경제’ ‘플랫폼 경제’의 대표 기업으로 불리며 ‘플랫폼 노동’을 양산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우버 운전자들은 우버의 지시에 따라 일하고, 우버가 정하는 정책에 따라 수익을 올리지만 ‘독립계약자’로 최저임금·유급휴가·사회보험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누리지 못한다.

머클래드는 기고문에서 “일주일에 50~60시간 일하지만, 시간당 수입은 10달러 수준”이라며 “우버 운전은 내 직업이지 부업이 아니다. 일주일에 70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 한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긱 워커스 라이징’은 우버에 차량유지비용과 유급휴가·건강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선 운임의 75% 이상을 수입으로 보장하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우버 운전자들이 이번 행동에 나서는 것은, 기업공개 이후 트래비스 캘러닉 등 우버의 기존 주주들은 수십억~수백억달러를 벌어들이지만 수수료율 인상 등에 따라 우버 운전자들의 처우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타임>은 “우버가 프리아이피오(Pre-IPO) 문서에서, 운전자를 계속 끌어들이지 못하면 플랫폼도 인기가 떨어지고 재정 실적도 나빠질 거라고 인정했다”며 “(문건을 보면) 우버가 재무 실적을 끌어올리려고 운전자의 인센티브를 줄일수록 ‘운전자의 불만도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사실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법령상 승차공유가 허용되지 않아 플랫폼 노동자의 증가가 더딘 편이지만 부릉·바로고·배민라이더스·쿠팡플렉스 등 배달업을 중심으로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운행대수 1천대를 넘긴 ‘타다’도 기사 대부분이 ‘특수고용노동자’다. 한국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도 산업안전보건법의 테두리 안에 두는 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를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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