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새 호남 200여㎞ 광폭행보
“이제 진짜 시작…다시 신발끈”
주말 안희정·이재명·최성과 호프타임
안철수 “‘적폐’ 발언은 국민 모독”
“이제 진짜 시작…다시 신발끈”
주말 안희정·이재명·최성과 호프타임
안철수 “‘적폐’ 발언은 국민 모독”
“(경선) 컨벤션 효과가 우리 쪽에서 나야 하는디 안철수가 나고 있어잉.”
“안희정이 표를 안철수가 가져가부러서 안 그러냐.”
“그 표는 인자 또 다 빠질 표여.”
6일 오전 11시, 광주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 앞. 보도를 가득 채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대화 속에서 ‘안철수’란 이름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 후보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을 염려하는 소리였다.
안 후보의 맹추격 등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문재인 후보가 남도에서부터 ‘세몰이’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쇳물이 펄펄 끓는 광양제철소를 들른 뒤 민주화 열사들이 잠든 5·18 묘역을 거쳐 육상 이송을 앞둔 세월호가 머물고 있는 목포신항으로 이어지는 200여㎞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동안 안 후보가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과 연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폐세력들의 정권 연장을 꾀하는 후보”라고 불렀던 문 후보는 이날은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고까지 지칭했다. 문 후보는 이날 목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는 그동안 촛불집회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지금도 보면 적폐세력들 그쪽(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연 정권교체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부터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원고 없는 끝장토론’ 제안에 대해서도 “아직도 안 후보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준비된 모습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적폐 프레임’에 묶는 한편 자신이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뤄낼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5·18 묘역 참배 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다시 이제 신발 끈을 졸라매고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힘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해내자”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적폐세력 지지 후보 발언’에 대해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받았다. 또 자신이 촛불집회에 나가지 않았다는 데 대해서도 “제가 언제까지 참석했고 언제부터 참석 안 했는지는 사실이 다 나와 있지 않으냐”고 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까지는 촛불집회에 참석했으나, 이후엔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면 안 된다”며 불참했다.
문 후보는 8일에는 당내 경선에서 겨뤘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도 ‘호프 타임’을 가질 예정이다. 경선 과정에서 빚은 반목을 해소하고 ‘화학적 결합’을 이뤄 당 지지층을 결속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정애 기자, 광양 광주 목포/정유경 기자 honbyul@hani.co.kr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 둘째)가 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박기순·윤상원씨 묘를 참배한 뒤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광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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