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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사냥한 고기를 약자에게 먼저 나눠야 하는 이유

등록 2016-05-26 16:52수정 2016-05-27 08:58

정치BAR_초선들의 출사표 #6 박용진
2016년 5월30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예비 국회의원은 모두 132명입니다. 300명 중 44%죠. 16대 국회 40.7% 이후 가장 적습니다. 그러나 새 얼굴은 기어이 새로움을 만들어낼 겁니다. 어떤 새로움일까요? 당선자들에게 묻고 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초선들의 출사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가능하면 많은 당선자들의 꿈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른들의 답, 아이들의 정답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강의해달라는 요청에 응하던 때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했다.

“원시시대 그 언제쯤 어느 부족이 맘모스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이 때 부족장은 누구에게 가장 먼저 고기를 나눠줬을까요?”

나중에는 어른들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이 질문에 어른들은 이구동성으로 “부족장”이러거나 “맘모스를 잡는데 공이 큰 사람” 혹은 “힘이 센 사람” 을 꼽았다. 그런데 아이들은 달랐다. 아이들의 답은 대부분 “힘없는 사람”, “노인”, “어린이” 였다. 그렇다. 어른들은 답을 말했고 아이들은 정답을 말했다.

내가 사냥꾼이라고 생각해보자. 나는 지금 위험한 사냥에 나가기 전이고 내가 죽거나 다치면 우리가족이 모두 굶어죽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사냥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한다. 몸을 사려야 한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그래서 현명한 부족장은 사냥에 나가서 죽거나 다친 사냥꾼의 남은 가족들을 위해 먼저 고기를 나눠줘야 한다. 그리고 그 부족의 장래를 위해서 아이들에게도 고기를 나눠야 하고 노인과 여성들에게도 나눠줘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는 유지되고 더욱 강력해진다. 보훈과 배려, 약자에 대한 돌봄이 인간사회의 가장 큰 통합력이고 인간이 자연계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비밀의 열쇠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부족장이 하던 지혜로운 역할, 사회통합과 공동체를 강하게 지키는 임무, 그것이 정치이고 정치인의 역할이다. 그래서 나는 정치는 가장 지혜로워야 하는 일이라고 여긴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

내겐 불덩이와 같은 시절이 있었다.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20대의 나는 학생운동을 시작했고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세상을 바꾸는 정치를 하겠다고 민주노동당 창당멤버가 되었다. 그리고 2000년 16대 총선에 29살의 나이로 강북을에 출마했다.

노동자들의 절규가 가득할 때는 그 절규에 응답해 같이 길 위에 있기도 했다. 그 응답의 대가로 세 번의 감옥살이를 받아들여야 했으나 기꺼이 감내했다. 그렇게 시뻘겋게 달궈진 뜨거운 돌멩이 같은 시대의 화두를 붙잡고 불덩이처럼 살아왔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것을 놓지 않고 움켜쥐고 있지만 이제는 보다 지혜롭게 세상을 바꿔내고자 한다.

나에게 정치는 예술이다. 무한한 가능성의 예술, 사법부는 일어난 일을(과거), 행정부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현재) 다루지만, 정치는 일어날 일을 다룬다. 나는 나의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누리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길을 가야 한다고 믿는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 사회구성원 모두가 생존의 불안감 없는 안전한 사회, 높은 교육과 문화 수준을 누릴 수 있는 탄탄한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두 아들이 군대에 갔을 때 남북관계 위기와 전쟁의 위험이 없어야 하고, 아이들이 세상에 나설 때 일자리가 없어 괴로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때 지금처럼 사회양극화와 부의 대물림 현상이 없어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 박용진이 갖는 소박하지만 절박한 희망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 내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


다짐의 거울, 나의 出師表

박용진의 정치는 어른들의 답에서 아이들의 정답으로 바꿔가는 길이다. 가난하고 약한 자에게도 맘모스 고기를 나눠주고 사냥에 실패해도 성공할 때까지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느 한 개인만 부유해지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정치다.

박용진의 정치는 밥 먹여주는 정치, 문제 해결의 정치이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는 이유는, 국민은 밀려오는 경제위기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불안해하고 있는데 정치가들은 여야와 계파로 나뉘어 싸우는 못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민생문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타협의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자 한다. 해법과 대안도 없이 밥그릇 싸움만 하는 못난 정치는 국민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민생정치와 문제 해결의 정치를 위해서라면 대화와 타협을 야합으로 규정하는 그릇된 비판은 얼마든지 감내할 생각이다.

그로 인해 나는 나의 정치로 진보가 능력 있고 매력적이며 포용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사회의 균형점을 찾아가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동적 태도로 진보적 가치의 주류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함께 비 맞는 연대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겨놓고 약자가 비 맞지 않도록 작은 우산 하나 준비해야 하는 정치의 임무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천리길에 보태는 반보의 우직함도 갖출 것이다. 그것이 다음 선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정치임을 믿기 때문이다.

그 옛날 제갈공명은 출사표(出師表)를 유비의 아들 유선에게 바쳤으나, 나의 이 글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무겁고도 무서운 다짐의 거울로 삼고자 한다.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제출한 이 다짐을 매일 아침 들여다보고 실천하며 4년 의정활동의 방향으로 삼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의 매서운 감시와 비판을 두려워하면서 초심 잃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박용진 더민주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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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45)는 ‘70년대생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활동했으며 2011년 12월 시민통합당 창당멤버 자격으로 제1야당에 합류한 정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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