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증거없다”…일본, 유엔서 위안부 강제동원 또 ‘부정’

등록 2016-02-17 10:06수정 2016-02-17 10:30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기존 입장 반복
강제연행 증명할 자료 없다는 점 내세워 생존자들 증언 부정
‘위안부=성노예=국가범죄’ 국제사회 인식 뒤집기 나서
일본 정부가 예고한 대로 유엔(UN) 위원회에서 “일본의 군과 관헌이 위안부를 강제동원했다는 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12·28 합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상호 비판을 자제하자고 합의해 놓고,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모양새다.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심의관. (사진 = 연합뉴스)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심의관. (사진 = 연합뉴스)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은 16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선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관헌이 강제연행을 했다는 것은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의 날조된 증언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며 “(이 증언이) <아사히신문>에 의해 사실인 것처럼 크게 보도돼 일본 한국의 여론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스기야마 심의관은 일본 외무성의 넘버3에 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일본 정부가 발견한 자료 가운데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동원을 증명하는 자료가 없다는 것은 새로운 입장은 아니다. 아베 정권은 2007년 3월 이 같은 내용을 각의결정한 바 있고, 지난달 말 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일본 정부는 1990년 초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총력적인 연구를 해왔다. (중략) 그러나 일본 정부가 발견한 정부의 공문서 안에는 군과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연행(forceful taking away)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스기야마 심의관은 또 “일-한 양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했다”는 양국 정부 간 12·28 합의의 내용도 설명하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이해를 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오른쪽),길원옥 할머니가 지난해 12월 30일 낮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눈물 짓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오른쪽),길원옥 할머니가 지난해 12월 30일 낮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서 눈물 짓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 정부의 대응이 이전과 달라진 점은 강제연행을 증명할 ‘일본 정부의 공문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강제연행을 당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사실상 부정하고 ‘위안부=성노예=국가범죄’라는 국제사회의 상식에 대한 본격적인 뒤집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일본 정부가 노리는 것은 위안부 문제는 일본군이 주체가 된 ‘국가 범죄’가 아니라 일부 업자들의 일탈을 정부가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차원의 문제로 축소하는 것이다.

실제 스기야마 심의관은 이날 “전시하 많은 여성들이 존엄과 명예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 21세기엔 여성의 인권이 상처받지 않는 세계로 만들기 위한 길을 일본이 이끌겠다”고 말했다. 결국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애매하게 하고, 이 문제의 본질을 업자에 의한 인권침해로 한정하겠다는 것이 12·28 합의 이후 일본 정부의 위안부 전략임이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이날 스기야마 심의관의 발언에 대해 위원회 내에선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 출신의 70대 위원은 “아무도 70년 전에 일어난 일을 부정하거나 바꿀 순 없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밖에 다른 위원들로부터도 일본이 왜 1993년 고노 담화에서 인정한 것을 부정하려는 자세를 보이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대통령감” 소개에…윤상현 “너무 존귀하신 목사님” 90도 인사 1.

전광훈 “대통령감” 소개에…윤상현 “너무 존귀하신 목사님” 90도 인사

경호처 균열 생겼나…다급한 윤석열 “체포 대신 구속영장” 왜 2.

경호처 균열 생겼나…다급한 윤석열 “체포 대신 구속영장” 왜

민주 김병주 “드론 부대 무인기 10월10일 야간비행, 평양 간 듯” 3.

민주 김병주 “드론 부대 무인기 10월10일 야간비행, 평양 간 듯”

정규재 “‘전두환 논리’ 윤석열 계엄…보수는 아직 그 세계관인가” [영상] 4.

정규재 “‘전두환 논리’ 윤석열 계엄…보수는 아직 그 세계관인가” [영상]

[영상] 오동운 공수처장 “영장집행 방해하면 국회의원도 체포 가능” 5.

[영상] 오동운 공수처장 “영장집행 방해하면 국회의원도 체포 가능”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