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들도 기지 복귀 포착돼
남 대북 확성기 시설 철거는 안해
남 대북 확성기 시설 철거는 안해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라 25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위기로 치달았던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이 처음으로 내린 조처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12시부로 전군에 내려진 준전시상태 명령을 해제했다. 우리 군도 같은 시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준전시상태는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결정한 지 닷새 만에 해제됐고, 대북 확성기 방송은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따라 지난 10일 재개한 지 보름 만에 중단됐다. 이날 마지막 확성기 방송은 남북 고위급 접촉의 합의사항을 전달하며 “이제, 준전시상태도 해제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하지만, 대북 방송 시설 철거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 접촉 당시 기동에 나섰던 북한 잠수함들도 합의 이후 이날 일부가 소속 기지로 복귀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남한은 일단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움직임에 따라 경계태세를 단계적으로 낮춰갈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는지 확인이 되면 경계태세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군 당국은 한·미 연합 감시자산으로 북한이 전개한 특수부대·포병부대들이 복귀했는지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가 최종 확인되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과 경계태세를 하향조정하고, 미군의 전략자산 배치 검토도 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 군은 현재 진행중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30분 전군 긴급 지휘관회의를 연 데 이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간부들이 참석하는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고위급 접촉 후속 조처를 논의했다.
이날 서로 물러서기까지 남북은 팽팽한 군사적 대치를 이어왔다. 북한은 지난 21일 준전시상태 선포 뒤 최전방 지역에 확성기를 즉각 타격할 수 있는 포병전력을 평소보다 2배 이상 늘렸고, 특수전부대 요원과 이를 지도할 총정치국 소속 정치지도원을 확성기 타격 명령이 내려진 최전방 부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해 잠수함 기지에서도 전체 전력 70여척 가운데 50여척의 잠수함이 기지를 나서 기동했다. 남쪽도 지난 20일 북한군의 포격도발 사건 직후 최고 경계태세를 발령했고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등을 검토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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