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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산가족 상봉, 일회성 아닌 상시화 방안 찾아야

등록 2015-08-30 18:27

남북이 9월7일 판문점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하기로 했다. 우리 쪽 대한적십자사가 28일 제의한 것을, 북쪽의 적십자사 중앙위원회가 하루 만에 조건 없이 호응함으로써 접촉이 성사되게 되었다. 25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한 뒤 후속조처로 이뤄지는 남북관계 개선의 좋은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은 모처럼 찾아온 화해 분위기를 살려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공고화하고 관계개선과 협력의 수준을 높여가길 기대한다.

이번 적십자 접촉은 다른 어느 때의 접촉보다 기대가 높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합의 이행을 강조한 뒤 바로 나온 행동이기 때문이다. 28일 북한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남북 고위급 긴급접촉에서 공동보도문에 발표된 것은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라고 평가하고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7일의 접촉은 결실로 가는 첫 관문인 셈이다. 북쪽은 회담에서 실천으로 김 위원장 말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 간에 놓여 있는 여러 인도적인 문제 중 가장 상징적인 문제다. 남북 간에 이 문제를 바라보는 각도와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 문제임을 부정할 수 없다. 더구나 남쪽에 있는 이산가족 1세대는 6만6천여명밖에 남아 있지 않고, 그중의 절반 이상이 80살 이상의 고령이다. 이번 접촉에서 이전처럼 100명씩 상호방문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와도 이들에겐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이산가족의 절박한 실정을 고려해 일회성 상봉 행사보다는 생사 확인 및 편지 교환, 영상 및 수시 상봉의 길을 트는 데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조치의 해제도 협상의 무대에 올려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의 적십자 접촉에서도 일회성 행사 이상의 것이 나오지 않으면 이산가족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많은 사람을 실망시키게 될 것이다. 남북 당국은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사명감으로 꼭 좋은 성과를 끌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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