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지난 4일 북한의 지뢰도발 뒤 5일 정부의 고위급회담 제의가 있었던 것 등을 예로들며 늑장대응과 안보 혼선을 질책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회 국방위서 “대통령은 지뢰 폭발 언제 보고받았나” 질타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는 사람들이길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에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미비했다며 조목조목 질타를 쏟아냈다. 유 의원은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최근 하차한 바 있다.
유 의원은 1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 바로 다음날 정부가 남북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문제 삼았다. “전날(4일) 지뢰 사고가 터졌는데 통일부 장관이란 사람이 다음날 북한에 (회담)제안을 하고, 정신 나간 짓 아니냐”고 말한 유 의원은 “부처 사이에 전화 한 통 안 하나? 청와대 NSC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는 사람들이냐”고 따졌다.
유 의원은 이에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지뢰 폭발 사건이 발생하고 이틀이 지나서야 현장조사가 이뤄졌다는 국방부 보고서에 대해서도 “이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뢰 1차 폭발이 있었던 시간이 지난 4일 오전 7시31분인데도, 5일엔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 경원선 기공식 참석 △이희호 여사 방북 △남북 고위급 장관회담 제안 등이 진행됐고, 6일에서야 현장조사가 이뤄진 사실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현지 군단 조사단이 8월 4일과 5일 조사해 4일 늦게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또 “대통령은 언제 보고받았느냐”고 물었다. 한민구 장관은 “제가 (대통령은) 언제 보고받았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장관이 보고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장관은 “상황계통에 따라 (대통령은) NSC의 보고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부대가 조사해 4일 지뢰 도발로 우리 하사 두 명이 중상을 입었는데 그 다음날 통일부 장관이 회담 제안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는 유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 한 장관은 “저희는 관련 사항을 보고했는데 정부 차원에서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어 그런 조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북의 도발 가능성이 컸으면 국방부 통일부 유관 부서가 이 사건의 의미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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