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가운데)과 신경민 국회 정보위 간사(맨 왼쪽)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야당은 6일 국가정보원에서 열기로 한 민간전문가기술간담회에 국정원의 자료 협조가 안 되고 있다며 자료공개 없는 기술간담회는 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정원,자료제출 거부 버티기
“말바꾸기 해명으로 의혹 증폭”
“말바꾸기 해명으로 의혹 증폭”
“아이티(IT) 전문가들이 아이티 자료를 보지 않고 (국가정보원의 일방적 설명이 담긴) A4 용지 하나만 갖고 간담회를 하자는 꼴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원이 민간인 해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 제출을 사실상 전면 거부하고 있어 6일로 예정된 국정원·전문가 기술간담회를 연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정원의 계속되는 ‘말바꾸기’ 해명으로 국민적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며 “(야당이 요구한) 6개 자료 제출만 이뤄진다면 언제 어디서 해도 좋으니 (검증을 위한) 자료를 달라”(신경민 야당 정보위 간사)고 국정원을 압박했다.
새정치연합은 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씨가 △삭제한 파일이 시스템파일인지, 데이터베이스 파일(전문용어로는 ‘몽고디비, MongoDB’)인지 여부 △삭제에 쓴 컴퓨터가 개인용 피시였는지, 서버였는지 등을 밝히라는 2가지 사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 △삭제한 데이터의 용량·목록·로그기록 △복원 데이터의 용량·목록·로그기록 △삭제하지 않은 데이터의 용량·목록 등 4가지 자료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위원회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앞서 국정원은 직원 임씨가 ‘삭제(delete) 키’로 시스템 파일과 데이터베이스 파일인 몽고디비를 모두 지웠다고 했는데, ‘만약 (운영체제인) 시스템 파일까지 지웠다면 시스템 자체가 작동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하니 ‘몽고디비만 지웠다’고 말을 바꿨다”며 “만약 (데이터베이스라 복원이 쉬운) 몽고디비만 지웠다면,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는 데 6일이나 걸렸다는 해명과 상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의 이런 말바꾸기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만큼, 국정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여섯 가지 자료를 제출해 전문가 기술간담회에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간담회가 예정된 6일까지 국정원이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경우 간담회에 불참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자료 없는 ‘무늬만 검증’인 간담회에 참여하면 ‘불법은 없었다’는 국정원 말에 힘이 실릴 수 있고, 간담회에 참여하지 않아도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어 새정치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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