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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자신에 유리한 해킹기밀’ 흘리는 여당·국정원

등록 2015-07-31 19:26수정 2015-07-31 22:15

국정원 ‘RCS로 북 무기거래 해킹’ 보고
‘여권 관계자’발로 일부 언론에 보도
야당 “여당이 안보 자해·범법행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가정보원 민간인 해킹 의혹 제기에 대해 “안보 자해행위”라고 비난하던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의 안보 관련 정보를 연일 흘리고 있다. 야당은 31일 “(오히려) 여당이 안보 자해·범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해킹 성과’라고 자화자찬한 것은 북한 무기거래에 대한 정보로 외교안보적으로 아주 민감한 기밀사항이다. 그런데 이런 사항을 여당 의원이 언론에 흘렸다”며 “국가안보를 위한 기밀사항을 거래한 일명 파우스트 흥정행위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지난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인 아르시에스(RCS)를 활용해 북한 불법 무기거래 정보 200여건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고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정보위가 끝난 뒤 정보위원장·여야 정보위 간사·국정원 대변인 등 4명은 이 내용이 국가안보와 연관된 기밀사항이라며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나, 하루 뒤 ‘여권 관계자’발로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야당은 민간인 해킹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한 ‘해킹 성과’를 여당이 언론에 고의로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정보위 위원 및 소속공무원은 직무수행상 알게된 국가기밀에 속하는 사항을 공개하거나 타인에게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국회법(54조의2) 위반 소지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별도로 이날 국정원 직원일동 성명서 작성, 아르시에스 도입 등과 관련해 이병호 국정원장,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 국정원 기술연구개발단 관계자 등을 검찰에 추가 고발한다고 이날 밝혔다. 고발장에는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9일, 18일 등에 국정원이 구매한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한 의혹이 있는 국내 개인용 컴퓨터 아이피(IP) 주소 4개를 추가해 민간인 해킹 여부를 밝혀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야당의 국정원 해킹 의혹 제기 전반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라”는 역공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일체 대응을 자제하는 ‘뭉개기’ 전략을 취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야당의 의혹 제기에) 더이상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시 전략으로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준 김경욱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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