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파문
“나와 관련 문건 누구에도 안건네”
남재준에 조처 요청 보도도 부인
박 대통령 의식한 행동인 듯
“나와 관련 문건 누구에도 안건네”
남재준에 조처 요청 보도도 부인
박 대통령 의식한 행동인 듯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사건으로 10여년 만에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박지만 이지(EG) 회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설명하는 자료를 내놨다.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에 대해 엇갈리는 보도가 잇따르자 오해를 풀겠다는 이유에서다.
박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조용호 변호사는 17일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들에게 ‘일부 언론보도 내용 중 바로잡기를 희망하는 사실관계’라는 제목의 에이(A)4 2장 분량 자료를 보냈다. 박 회장은 미행설과 관련해 “미행하는 사람을 목격한 적도 없고, 잡아서 자술서를 받은 적도 없다. 또 그런 내용의 언급을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미행하는 사람을 붙잡아 정윤회씨가 미행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받았다’는 <시사저널>의 3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청와대 보고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설명했다. “5월12일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와 자신의 동향 등이 담긴 청와대 보고서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문서 자체는 전달받지 못했고, 따라서 이 문서를 다른 사람에게 건넨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박 회장이 보고서 유출과 관련해 남재준 국정원장에게 연락해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을 개인적으로 알지도 못할 뿐더러, 국정원장에게 직접 그런 요청을 할 수 있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보고서 유출의 배후로 보는 ‘7인회’와도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박 회장이 조응천 전 비서관이나 박관천 경정한테서 청와대 문건이나 동향에 관해 설명을 들은 바 없다”고 했다. 또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 친인척 중 박 회장 가족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박 회장으로서는 오히려 관리를 받는 입장이었고, 어떤 정보를 전달받거나 설명을 들을 입장은 전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내놓은 설명의 대부분은 자신은 여러 의혹에 대해 잘 몰랐고, 개입한 적도 없다는 취지다. 더 이상 권력 암투설과 관련해 언급되기 싫다는 뜻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한 행동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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