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비공식라인서 정보 제공 가능성
야 “청와대가 사실여부 밝혀야”
야 “청와대가 사실여부 밝혀야”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보도(<한겨레> 12월3·4일치 1면)와 관련해, 야권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박 대통령이 문체부 국장과 과장 2명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박 대통령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한 이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 박 대통령이 언급한 문체부 간부 2명이 지난해 8월 청와대 지시로 진행한 승마협회 조사보고서에는 협회 전반에 대한 정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보고서 내용으로는 특별히 문제삼을 만한 내용이 없고, 다른 업무와 관련해서도 두 간부가 갑작스런 인사 조처를 당할 만한 실수를 한 게 없었다는 게 당시 문체부 관계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더구나 문체부와 청와대 내 담당 부서인 교육문화수석실 등 공식보고 체계상으로는 두 간부와 그들의 업무와 관련해 어떤 보고나 문서도 제출된 바 없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는 평가를 내놓은 것은 공식 보고라인 외에 누군가 박 대통령에게 비공식적인 ‘별도 정보’를 전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윤회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신은 문체부 인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정씨는 전 부인 최순실씨가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질문에는 “그건(아내가 그런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내어 “청와대는 이 보도가 사실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며 “박 대통령이 직접 (경질된) 두 공무원을 지목한 이유는 무엇인지, 누구로부터 이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것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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