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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원순, 네거티브 뚫고 당선…대선 차기주자로 부상

등록 2014-06-05 00:10수정 2014-06-05 08:12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선거캠프에서 그동안 선거운동을 도와준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선거캠프에서 그동안 선거운동을 도와준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초반부터 앞서 여유만만
“사람중심 시정 인정받았다”

정몽준, 세월호 심판론 영향
아들 실언도 패배요인 작용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6·4 지방선거 투표 마감이 임박한 4일 오후 5시50분, 서울 종로5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 모인 선거대책본부 관계자와 지지자들은 가벼운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5, 4, 3, 2, 1.”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예고하는 카운트다운이 연호되는 가운데 박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는 자막이 텔레비전 모니터에 떴다. “와!”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날의 승리 요인을 박 시장 재임 시절 펼친 ‘삶과 가치 중심의 시정’이 시민들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치적 쌓기용’ 토목사업을 최소화하는 한편, 서민층과 공감하고 사회적 경제 같은 대안적 도시경제 모델을 구현하는 데 주력한 것이 개발·성장주의에 염증을 느낀 중산층과 서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박 후보가 이기는 싸움이었다. 2년7개월 동안 박 후보는 과거 시장들이 보여준 것과 완전히 다른 시정을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의 승인을 재임 시절의 차별화된 시정 운영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시정이 ‘페넌트레이스’(정규시즌)라면, 선거는 ‘한국시리즈’다. 페넌트레이스를 잘 운영하는 것과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실제 박 후보는 올해 3~4월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만큼 확고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3명이 맞붙은 새누리당의 당내 경선이 흥행하면서 정 후보가 지지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결과였다.

이런 흐름에 변곡점이 된 게 세월호 참사였다. 세월호 참사는 성장주의와 무사안일, 부패로 상징되는 기존의 관료 행정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키면서 박 후보가 표방해온 ‘사람 중심 시정’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한귀영 연구위원은 “참사의 구조적 원인들이 부각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박원순이 있었네’, ‘박원순이라면 잘할 것 같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월호 정국에서 이어진 정몽준 후보 가족들의 ‘미개 국민’ 발언 등도 시민들 가슴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이번 승리가 박 후보가 펼칠 2기 시정과, 더 큰 목표인 ‘대선 도전’에 탄탄대로가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철희 소장은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펼쳐나갈 4년의 시간을 확보한 만큼 안정적이고 성과를 내는 시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박원순의 시정에는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가 볼 때, ‘박원순 시정’은 아래로부터, 작은 변화를 만들고 그것을 사회의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려는 일본식 지방자치 모델이다. 하지만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뒷받침할 정치적 기회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선주자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웠다. 이철희 소장은 “정치권에 머물며 풍파에 시달려야 하는 경쟁자들(문재인·안철수 등)에 비해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만의 영역에 갇혀 있다 보면 상승의 동력을 못 만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사회개혁가·행정가와 정치가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다”면서도 “향후 야권의 변화에 따라 정치적 미래를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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