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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동·학생운동권 ‘386’…DJ정부때 정치권 입문

등록 2014-05-21 21:30수정 2014-05-22 00:18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수도권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협약식’에 참석한 뒤 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수도권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협약식’에 참석한 뒤 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6·4 지방선거 후보 탐구]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
90년대초 노동인권변호사 활약
뚝심·정면돌파…‘황소’ 이미지
의원 당선 뒤 ‘당 개혁’ 앞장
시 공무원 “무조건 끝 보려해”
원칙의 정치인-예의없다 평가 갈려
그의 별명은 ‘황소’다. “우직하고 소신있다”는 평이 있다. “뻣뻣하고 거만하다”는 다른 평도 따른다.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부터 노동운동, 인권변호사, 3선 국회의원, 인천시장 그리고 잠재적 대선주자까지. 그가 살아온 궤적을 보면 송영길(51)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에게 ‘황소’라는 별명은 계속 따라붙을 것 같다.

그는 전남 고흥에서 면 서기의 아들로 태어났다. 냇가에서 하루 종일 붕어와 실장어를 잡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책 <벽을 문으로> 중) 철부지 소년이던 그를 어른으로 만든 건 1980년 광주였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대동고 3학년이었다. 그는 학교 친구가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광주가 진압된 이후 모두가 말을 잃었다.” 당시를 기억하며 그가 한 말이다.

그의 삶은 우리 현대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굴러갔다. 민주화의 열망이 불타올랐던 80년대 한가운데를 살았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곧바로 학생운동에 발을 들였다. 부모의 바람은 공직이었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자 시골 청년은 ‘광주와 민중’을 만나 운동가가 됐다.

1984년 초대 직선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돼 서울대 이정우, 고려대 김영춘 등과 함께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곧 갇힌 신세가 됐다. ‘민정당사 점거농성사건’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감옥을 나오자마자 1985년 인천 대우자동차 르망공장 배관용접공으로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크고 작은 공장을 전전하며 노동자로 살았다. 그는 지금도 “국회의원, 변호사를 그만둬도 육체노동을 하며 살아갈 자신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 송 후보의 삶을 바꾼 것이 1991년 소련의 붕괴였다. 그는 젊음을 바쳤던 신념과 현실의 괴리를 보며 고민했다.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갓 태어난 딸을 보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느꼈다고 한다. 아파트 전세금을 밑천삼아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인천에서 노동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수혈한 ‘젊은 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새정치국민회의 인천시지부 정책실장·고문변호사가 시작이었다. 첫 도전인 재보궐선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16~18대 총선에 내리 당선되면서 단번에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 그의 황소 이미지는 더 굳어졌다. 2000년 16대 당시 초선 국회의원 신분이었지만, 당 개혁을 내세운 ‘정풍운동’을 주도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 정국을 흔들었던 ‘대북 송금 특검 수용’에는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다.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과 ‘예의 없는 정치인’의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됐다. 당연히 그를 향한 비판도 많았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재협상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며 당내와 시민사회로부터 “원칙을 버렸다”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뚝심을 가지고 정면돌파하는 캐릭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본심은 안 그런데 그런 모습이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함께 운동을 하던 연세대 시절부터 30여년간 그를 지켜본 ‘486’인 우상호 새정치연합 의원의 말이다. “나는 덩치도 큰 녀석이 표정도 무뚝뚝하고 살갑게 하지 못해 처음 대할 때는 경계심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건방져 보이는 약점이 있다.”(책 <벽을 문으로> 중) 스스로 인정하는 약점이다.

행정가인 시장으로서 그의 모습은 어땠을까? “끊임없이 연구하는 스타일, 열정적인 사람이더라.” 인천시 고위직 공무원의 전언이다. 또다른 인천시 공무원은 “무슨 일을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끝을 보려 하는 것도 시장의 캐릭터”라고도 말했다. 물론 공무원들이 대하기에 그의 ‘황소’ 이미지는 여전히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 공무원들에게 “호남형도 아닌데 인상까지 쓰면 누가 좋아하겠냐. 자주 웃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4년의 시정 평가도 엇갈린다. 전임 시장이 벌여놓은 사업들을 ‘설거지’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주요 사업 지연 등으로 “특별히 한 게 없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나온다.

송 후보가 인천시장 재선에 성공하면 새정치연합의 대선 후보군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송 후보는 “인천시를 위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대선 도전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그를 지켜본 같은 당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인천시장을 잘하며 국회에 있을 때보다는 이미지가 좋아졌다. 정치인의 꿈은 무한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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