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원내대표 선출 뒤 첫 의총
의원들 줄줄이 나서 불만 쏟아내
의원들 줄줄이 나서 불만 쏟아내
‘세월호 국회’를 논의하기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첫 의원총회에 세월호는 없었다. 공천 결과를 둘러싼 아귀다툼만 있었다.
새정치연합은 12일 박영선 원내대표 선출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전략을 짤지 논의하자는 자리였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신임 원내대표단의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의원들은 줄줄이 연단에 올라 공천 결과를 두고 당 지도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포문은 안산이 지역구인 김영환 의원이 열었다.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김철민 현 안산시장 대신 제종길 전 의원을 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당이 전략공천하기 전에 어떻게 지역 국회의원 의견을 하나도 안 들을 수 있느냐. 당에 저를 제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공동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정청래 의원은 준비해 온 서면을 꺼내들고 “안 대표는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가장 반민주적으로 자기 몫 챙기며 낙하산 공천을 하더니,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 무력화시키며 ‘생떼쓰기 공천 쿠데타’를 기도하고 있다”고 읽어 내려갔다.
김한길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윤석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가 당을 이렇게 이끌지 못하고 어지럽힌다면 이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는 폭탄선언을 내놓았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그는 “안 대표는 새 정치를 하기 위해서 늘 기득권을 놓자고 하더니 지분 챙기기가 너무 심하다. 안 대표가 새 정치를 하기 위해선 자신의 기득권인 대통령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새 정치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남도의 22개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 여부가 아직도 의결이 되지 않았다. 사흘 뒤 후보등록일인데 여론조사 경선을 어떻게 치르느냐”고 말했다. 전남도는 안 대표 쪽과 옛 민주계의 갈등이 심해 최고위에선 기초단체장 후보의 경선을 의결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의총에서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은 김재윤 의원(제주 서귀포) 등 두 세명에 불과했다.
김·안 두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의총장을 떠났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공천 문제 때문에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이런 발언이 나올 줄은 알았지만…”이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 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국민들의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런 모습 때문에 당 지지율이 3%포인트는 더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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