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호사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청와대 주요 인선 마무리
김기춘 비서실장과 지연·학연
법조·경남 출신이 ‘사정 라인’ 장악
채동욱 지명 때도 후보였던 김진태
2순위였던 소병철 제치고 발탁돼
김기춘 비서실장과 지연·학연
법조·경남 출신이 ‘사정 라인’ 장악
채동욱 지명 때도 후보였던 김진태
2순위였던 소병철 제치고 발탁돼
지난 25일 감사원장 후보자에 이어 27일 검찰총장 후보자까지 발표되면서, ‘늑장 인사’ 논란을 빚었던 주요 인선이 마무리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청와대 인사 결과를 놓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감사원장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김 실장과 동향인 경남 남해안 출신이 발탁되면서, 김 실장을 정점으로 한 ‘법조·경남’ 인맥이 정부 주요 사정라인을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김 실장이 경남 거제이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경남 하동,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이 경남 마산 출신이다. 이번에 지명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도 각각 경남 마산과 경남 사천 출신이다. 5명 가운데 황 후보자가 판사 출신이고 나머지는 검사 출신으로 전부가 법조인들이다. 마산 출신인 황 감사원장 후보자는 마산중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실장과 이런저런 지연·학연이 있고, 27일 지명된 김 총장 후보자도 김 실장이 아끼는 후배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경남 약진’ 현상에 대해 김 실장뿐 아니라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 그룹 ‘7인회’ 멤버 가운데 최병렬(경남 산청)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용갑(경남 밀양) 전 의원이 경남 출신이라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지역 안배를 아예 하지 않는 편중 인사 문제는 다른 권력기관장들까지 포함해 비교해봐도 역대 어느 정권보다 두드러진다. 이른바 5대 권력기관장의 출신을 보면, 서울이 2명(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이성한 경찰청장)이고 대전이 1명(김덕중 국세청장), 경남이 2명(황 후보자, 김 후보자)이다. 청와대는 “지연, 학연 등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그 자리에 필요한 적임자를 찾다 보니 생긴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권력기관장의 출신 지역 안배가 전체 공무원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호남 홀대’ 논란이 생길 수도 있는 대목이다.
사정기관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히는 검찰총장에 김 후보자가 지명된 과정을 보면, 김기춘 비서실장의 힘이 확실히 드러난다는 분석도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채동욱 검찰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될 당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인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일찌감치 최종 후보군에서 밀려났고, 당시엔 채동욱-소병철 후보자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반면 이번엔 당시 청와대에서 2순위로 검토했던 소병철 후보자가 포함된 상황에서도 김 후보자가 발탁됐다. 게다가 경남 마산 출신인 황 감사원장 후보자가 먼저 지명되면서, 관료사회에선 ‘설마 검찰총장까지 경남 출신을 시키겠냐’는 시각이 있었으나 청와대는 개의치 않고 지명을 강행했다. 8월 초 새로 임명돼 청와대 인사위원회 위원장까지 겸하고 있는 김 실장의 입김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자는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을 지내던 1991년 당시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로 근무하며 김 실장의 눈에 들었다는 검찰 안팎의 평가에 대해 “과거 평검사 시절 법무심의관실 평검사와 장관 관계이며, 다른 인연은 없다.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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