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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민정수석·국정원 2차장이 채동욱 총장 사찰했다”

등록 2013-09-16 19:41수정 2013-09-24 11:43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지원 의원 “곽상도 전수석 해임뒤 비서관에 자료 넘겨”
“8월 한달간 집중…공안2부장과 연락 ‘곧 날아간다’ 발언”
관련자 모두 “사실무근”…민주, 김기춘 실장 등 사퇴 촉구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가정보원이 채동욱 검찰총장을 중도사퇴시키기 위해 사찰을 계속해오다 8월 한달 동안은 채 총장 개인의 신상을 집중 사찰했다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이 사찰에 관여했다고 언급된 인사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박지원 의원은 16일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사찰 지시와 그의 사퇴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야당 단독으로 소집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회의에서 “그전부터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이 채 총장을 사찰하고 있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알려지고 퍼져 있었다”며 “곽 전 수석이 (8월5일) 해임되면서 (휘하의)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채 총장의 사찰자료 파일을 넘겨줬고, 본격적으로 8월 한달 동안 채 총장을 사찰했다”고 폭로했다. 곽 전 수석과 국정원의 국내담당인 서천호 차장이 채 총장의 뒤를 캐다가 곽 전 수석이 지난달 5일 물러나면서 모든 자료를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넘겨 8월 한달간 집중 사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어 “8월 한달 동안의 사찰 내용은 이 비서관과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단둘만 연락하며 유지가 됐다. 심지어 이 비서관은 김 부장에게 ‘채 총장이 곧 날아간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조선일보의 9월6일 보도(채 총장 혼외자식 의혹) 전인 9월5일 이 비서관과 김 부장이 전화를 자주 하는 내용들이 대검에서 발각됐다”며 이 비서관과 김 부장의 통화 내역과 통화 내용, 대검의 감찰 지시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채 총장이 지난 5일 김광수 공안2부장에 대해 감찰의 전 단계인 ‘진상조사’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결국 청와대-국정원-검찰 일부가 동원돼 채 총장을 사찰한 내용이 <조선일보>를 통해 보도된 것 아니냐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법사위에서 이야기한 그대로다. 그 이상은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만 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채 총장 사퇴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 및 선거법 적용에 대한 정권 차원의 보복성 ‘찍어내기’로 규정하고, 채 총장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그 배후로 지목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홍경식 민정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관련자로 거명된 인사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중희 비서관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해명했다”고 전했다.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은 “이중희 민정비서관과 최소한 9월에는 통화한 적이 없다. 검사들끼리 잘 아는 사이라서 전화를 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채 총장 관련) 얘기를 나눈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소설 같은 얘기다”라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도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 전혀 사실무근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승준 김수헌 김정필 기자 gamja@hani.co.kr

‘채동욱 파문’과 ‘유신 검찰’의 그림자 [#167- 성한용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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