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
지역 2곳만 확정되자 마음 바꿔
‘채 총장 사퇴’ 과거회기 우려도
‘채 총장 사퇴’ 과거회기 우려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10월30일 치러질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전력을 다해서 뛰어야 하는데 재보선 지역이 두세 곳으로 정치적 의미가 축소된다면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0월 재보선이 많은 곳에서 열릴 거라고 기대하고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많이 준비를 해왔는데 이렇게 의미가 축소된 상황이라면 내년 지방선거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며 재보선 불참을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어 재보선 지역 축소와 관련해 “(대)법원에서도 예전보다 (확정판결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원들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늦어지고, 현재까지 경북 포항남·울릉, 경기 화성갑 두 곳만 재보선이 확정된 배경에 여권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법원의 설명’이란 표현이 무슨 의미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느냐. 그렇게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동안 10월 재보선을 정치세력화의 발판으로 삼겠다며 ‘야권연대 없는 독자승부’를 강조해온 안 의원의 재보선 불참 선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재보선 지역이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할 의미있는 승부처를 찾지 못해 뜻을 접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안 의원이 독자후보를 내려고 준비해오던 경기 수원을과 호남지역은 재보선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그동안 ‘영남의 승부처’로 공언해온 경북 포항남·울릉에서도 경쟁력 있는 후보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 등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형식 문제도 아니고 기한을 정해 이뤄야 할 목표도 아니다”라며 “창당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고 국민과 함께 먼저 정치혁신운동을 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 차이를 계속 수렴하고 좁혀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출마한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그는 “이야기 나눠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뒷북·평론정치’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현실정치인이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건 평론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안 의원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압박 논란에 대해 “검찰의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은 법으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검찰의 독립성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다. 설령 진실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해도, 정당한 과정과 절차를 통해서 해명되고 책임을 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만약 이것이 검찰 장악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면 명백한 과거로의 회귀이고 민주주의 차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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