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신발장속 루블화, 33만원 정도일뿐
아리랑 5호 보러 러시아 출장때 환전”
아리랑 5호 보러 러시아 출장때 환전”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은 2일에도 이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혐의는 내란음모인데 체포동의안의 사유는 철저히 사상검증과 마녀사냥이다. 내란음모에 관련된 단 한 건의 구체적인 내용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당신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걸고 싸우겠다’는 18세기 자유주의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며 “21세기 대한민국 국회가 3세기 전만도 못해서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안타깝다”며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려는 국회를 비난했다.
그는 ‘신발장에서 나온 현금에 루블화와 달러화가 섞여 있는 이유’에 대해 “8월19일부터 25일까지 아리랑 5호 위성발사 참관을 위해 러시아에 출장을 갔을 때 환전했던 돈이다. 국정원이 압수했다는 외화는 33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1만루블, 그리고 미화 600달러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낮부터 국회 의사당 정문 입구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유신시절 내란음모 사건은 30여년이 지나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이 사건은 몇달만 지나면 무죄판결로 끝나고 말 한순간의 희극에 불과하다”며 체포동의안 처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의 김미희 의원(성남 중원)은 오후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반대토론을 자청해 “국가정보원이 정당을 사찰하고 매수공작을 통해 만들어 낸 ‘왜곡·날조’ 녹취록을 근거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건 한국 전쟁의 피바람 속에 자행했던 즉결처분과 같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건을 문답으로 푼 자료까지 내며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통합진보당은 “‘전쟁을 받아치자’는 발언은 전쟁을 일으키자는 게 아니라, 전쟁 발발시 반전평화 활동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모임 참가자들이 진보운동 진영에서 오래 활동해 온 사람들이라 다소 생경한 용어가 구사된 점은 있을 것이나 강연 취지는 어디까지나 ‘반전 평화’였다”고 주장했다. 또 ‘적기가’를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적기가’는 부른 일이 없으나, 운동진영에서 해당 노래를 가끔 부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RO(아르오)의 ‘5월 모임’에 참석했다는 경기도당 간부 5명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 모임은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소집한 정세교육과 토론의 자리였다. 아르오라는 조직은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고 국정원이 지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실체와 파장은? [한겨레캐스트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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