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오병윤 의원실에서 나와 맞은편 자신의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3.8.30/뉴스1
진보당, 오락가락 해명
“모임은 없었다” 주장 뒤
한나절 만에 녹취록 나오자
“발언 취지가 왜곡된 것” 혐의 벗을 구체적 반박 없고
자체적 진상조사도 안해
“정당으로서 진실 밝힐 의무”” 통합진보당이 28일 국정원의 압수수색과 일부 당사자 체포, 30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와 ‘이석기 녹취록’ 공개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터져나오는 의혹에 덮어놓고 부인으로 일관해 의혹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과 이 의원은 애초 5월 모임과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100% 날조” “소설” “모략”이라고 주장하다가, 녹취록이 공개되자 그제야 모임이 열렸고 이 의원이 강연을 한 것도 맞지만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며 한발짝 물러나는 식으로 대응해 국민적 의혹을 해명해야 할 공당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한 28일 온종일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29일 나타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싸잡아 “날조” “소설”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이 어떻게 날조이고 소설이라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압수수색 당일 잠적한 이 의원을 대신해 해명에 나선 홍성규 당 대변인은 “국정원이 내건 거대한 거짓말에 해명하거나 의미를 해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나오는 총기, 유류 등 모든 것이 내란(음모)을 구성하는 거짓말인데 모든 것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30일,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재연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정원이 내란음모를 꾸몄다고 의심하고 있는 ‘5월 모임’에 대해 “모임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또 “지금까지 언론에 나왔던 국정원발 소식들에 국민들도 황당하게 여기셨을 것 같다. 유류시설, 통신시설, 총기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들이 우리 당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전부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해명’은 한나절을 버티지 못했다. 녹취록에 발언 당사자로 등장하는 김홍렬 경기도당 위원장, 김근래 부위원장이 해명 기자회견을 열어 모임이 열렸다고 시인한 것이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개별 공지를 해서, 경기 당원들이 모이기 좋은 서울에서 한 것”이라고 모임 개최 사실을 인정한 뒤 “행사와 (이 의원의) 강연 취지, 토론 취지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저녁 무렵 이 의원이 직접 나섰다.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5월) 모임에 가서 강연만 하고 나왔다”며 모임 참석과 강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녹취록의 내용을 두고는 “날조와 모략이다. 전쟁에 대비해 평화를 준비하자고 한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28일 대변인을 통해 내놓았던 해명에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이런 대응에 대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이 의원 개인만 봤을 때는 법적으로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으로 의원을 배출한 정당이고, 더군다나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사건에 대한 진실을 유권자에게 밝힐 의무가 있다”며 “상황이 어떻든 사실에 부합하게 유권자를 설득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관련기사] 법원, 이석기 체포동의서 검찰에 보내 [관련기사] ‘이석기 5월 모임’ 녹취록 파문 [관련기사] 국정원, 3년째 진보당 감청…내부 협력자가 ‘녹취’ 가능성도 [관련기사]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내용 [관련기사] “한반도 전쟁위협 어느때보다 높아” 3·4월 국회서 위기론 되풀이 밝혀
한나절 만에 녹취록 나오자
“발언 취지가 왜곡된 것” 혐의 벗을 구체적 반박 없고
자체적 진상조사도 안해
“정당으로서 진실 밝힐 의무”” 통합진보당이 28일 국정원의 압수수색과 일부 당사자 체포, 30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와 ‘이석기 녹취록’ 공개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터져나오는 의혹에 덮어놓고 부인으로 일관해 의혹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과 이 의원은 애초 5월 모임과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100% 날조” “소설” “모략”이라고 주장하다가, 녹취록이 공개되자 그제야 모임이 열렸고 이 의원이 강연을 한 것도 맞지만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며 한발짝 물러나는 식으로 대응해 국민적 의혹을 해명해야 할 공당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한 28일 온종일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29일 나타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싸잡아 “날조” “소설”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이 어떻게 날조이고 소설이라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압수수색 당일 잠적한 이 의원을 대신해 해명에 나선 홍성규 당 대변인은 “국정원이 내건 거대한 거짓말에 해명하거나 의미를 해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에 나오는 총기, 유류 등 모든 것이 내란(음모)을 구성하는 거짓말인데 모든 것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30일,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재연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정원이 내란음모를 꾸몄다고 의심하고 있는 ‘5월 모임’에 대해 “모임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또 “지금까지 언론에 나왔던 국정원발 소식들에 국민들도 황당하게 여기셨을 것 같다. 유류시설, 통신시설, 총기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내용들이 우리 당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전부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해명’은 한나절을 버티지 못했다. 녹취록에 발언 당사자로 등장하는 김홍렬 경기도당 위원장, 김근래 부위원장이 해명 기자회견을 열어 모임이 열렸다고 시인한 것이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개별 공지를 해서, 경기 당원들이 모이기 좋은 서울에서 한 것”이라고 모임 개최 사실을 인정한 뒤 “행사와 (이 의원의) 강연 취지, 토론 취지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저녁 무렵 이 의원이 직접 나섰다.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5월) 모임에 가서 강연만 하고 나왔다”며 모임 참석과 강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녹취록의 내용을 두고는 “날조와 모략이다. 전쟁에 대비해 평화를 준비하자고 한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28일 대변인을 통해 내놓았던 해명에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이런 대응에 대해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이 의원 개인만 봤을 때는 법적으로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통합진보당은 공식적으로 의원을 배출한 정당이고, 더군다나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사건에 대한 진실을 유권자에게 밝힐 의무가 있다”며 “상황이 어떻든 사실에 부합하게 유권자를 설득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관련기사] 법원, 이석기 체포동의서 검찰에 보내 [관련기사] ‘이석기 5월 모임’ 녹취록 파문 [관련기사] 국정원, 3년째 진보당 감청…내부 협력자가 ‘녹취’ 가능성도 [관련기사]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내용 [관련기사] “한반도 전쟁위협 어느때보다 높아” 3·4월 국회서 위기론 되풀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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