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 집무실 압수수색
이 의원, 진보당 연석회의 참석
“내란음모 혐의는 국정원의 날조”
이 의원, 진보당 연석회의 참석
“내란음모 혐의는 국정원의 날조”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신체와 의원회관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29일 실시됐다. 전날까지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던 이 의원은 오전 당 최고위원·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국기문란 사건의 주범인 국정원이 진보와 민주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압수수색에는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정원 수사관들과 이 의원 보좌진들이 압수수색 대상 등을 두고 승강이를 벌이는 등 신경전은 계속됐다.
압수수색을 위해 이석기 의원실 앞을 지키던 국정원 수사관 20여명이 이 의원실에 진입한 건 오후 2시를 지나서였다. 이 의원은 미리 예고한 대로 수사관이 제시한 영장을 변호인 입회하에 검토하고 국정원의 신체 및 집무실 압수수색에 응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의원실을 둘러싼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한 채 의원회관의 같은 층에 있는 같은 당 오병윤 의원실로 이동했다.
압수수색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전날부터 집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의원실에 대기하던 국정원 수사관들은 오전 내내 이 의원 보좌진, 진보당 당직자들과 압수수색 범위를 두고 언쟁을 벌여 수색이 지연됐다. 진보당 쪽에서는 의원 집무실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정원은 보좌진의 책상을 포함한 의원실 전부가 집행 범위라고 맞섰다. 우위영 보좌관의 압수수색 또한 압수 대상에 대한 협의가 진전되지 않아 저녁 늦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오전 10시께 기자들 앞에 섰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에 대해 당이 대신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던 기존 태도를 바꿔 국회에서 열린 진보당 연석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국정원의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내란음모 등 혐의사실을 직접 부인했다. 피곤한 듯 상기된 얼굴의 이 의원은 “(내란음모 혐의는) 한마디로 황당하다. 국정원의 날조다. 총기, 폭파 지시 등이 언론에 나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행방을 감춘 것과 관련해서도 “도피한 것은 아니며, 서울에 있었다”고 답했다. 이후 질문을 이어가려는 일부 기자들과 압수수색을 받기 위해 의원실로 이동하기 위해 통로를 확보하려는 이 의원의 보좌진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도 벌어졌다.
통합진보당은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종편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오전 8시30분께 열린 연석회의에서 이 의원이 간단히 입장을 밝힌 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기자들이 이 의원에게 질문을 하자, 일부 당직들이 “차차 입장을 밝히면 되는 것 아니냐”, “왜 무리하게 나서냐”며 기자들을 제지하고 나서 험악한 분위기가 빚어지기도 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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