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이석기와 경기동부연합
4·11 총선 ‘관악을 경선 부정’ 사태
새누리·보수 언론서 ‘배후’로 지목
4·11 총선 ‘관악을 경선 부정’ 사태
새누리·보수 언론서 ‘배후’로 지목
통합진보당에서 ‘경기동부연합’에 대해 물으면 “실체가 없다”라거나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답이 돌아온다. 재야 단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역 지부인 경기동부연합(경기동부)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4·11 총선 전후로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단일화 여론조작 논란, 진보당 비례대표 경선부정, 분당 사태가 잇따르면서다. 지난해 3월 불거진 서울 관악을 경선부정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 내의 특정 정파가 이정희 대표(의 진퇴)를 조종하고 있다”고 단정지었다. 이 특정 정파가 경기동부다.
경기 동남부 지역의 학생운동권 인사와 성남 일대의 재야 인사 등이 주축인 경기동부는 2008년 전국연합이 해체되면서 공식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기동부 출신들이 조직 해체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민주노동당 운영 및 지역위원회 설립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민노당 안에서 주요한 정파로 자리잡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출신’ 조직의 친소관계로 묶였다지만, 이들은 이후 진보당 지도부의 주요 직책을 분점하면서 ‘당권파’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국가정보원의 핵심 표적이 된 이석기 의원은 경기동부의 핵심 실세로 꼽힌다. 그가 대중 앞에 얼굴을 알린 것은 불과 1년여 전 비례대표 경선에서다. 이 의원은 주사파의 주요 인물이었던 김영환씨와 함께 민족민주혁명당을 창당했고, 이 사건으로 2002년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이후 민주노동당의 광고·홍보를 독점한 씨앤피(CNP)전략그룹을 이끌어 왔지만 대중적으로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런 그가 4·11 총선 비례대표 선정을 위한 당원 투표에서 27%의 압도적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비례대표 2번으로 배정되면서, 경기동부의 실세인 그가 이 정파의 조직적 지원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의 조직적 불법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의원은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았고, 여야가 공동 발의한 (의원)자격심사안이 국회윤리특위에 제출됐다. 다만 조직적 경선 불법 부분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확인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경선 갈등으로 진보당을 함께했던 국민참여당계, 평등파, 민주노동당계 중 인천연합 등이 탈당해 현재의 정의당을 만들면서, 진보당 지도부에는 결과적으로 전국연합 경기동부와 광주전남 출신들만 남게 됐다. 진보당 안에선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평당원들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진성당원제로 당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동부연합의 영향력을 과도하게 문제삼는다는 반발 기류도 존재한다.
이 의원은 경기동부와의 연관에 대해 줄곧 부인해 왔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존재하지 않는 단체다. 실존하던 당시에도 이 단체에 소속돼 활동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당권파라고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보수언론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답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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