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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엘시디공장 초고속 유치한 추진력, 영어마을선 ‘부메랑’

등록 2012-08-23 08:28수정 2012-08-23 08:55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 6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번째 정책발표회를 열어 일자리 관련 정책 1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 6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번째 정책발표회를 열어 일자리 관련 정책 1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을 발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2 대선주자 탐구 | 손학규
경기도지사 시절 평가
“언땅 녹여서라도 단지 조성”
4년 일정 대폭 줄인 일화 유명
세계 돌며 개별기업 외자유치
실질투자 이어져 지역 살찌워
2002년 6월 경기지사에 당선된 손학규에 대해 경기도 공무원들은 ‘부드럽지만 소신이 뚜렷한 외유내강형’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재임중 ‘공과’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손학규 경기지사 재임 시절, 대외적으로 가장 크게 알려진 사업은 ‘영어마을’이다. 손학규는 영어마을 조성과 관련해 “굴뚝산업은 이제 비즈니스산업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원은 사람이다. 수도권에서 의사소통에 불편하지 않게 외국어 구사가 자유로워야 한다”며 영어마을을 추진했다. 경기도는 1700억원을 들여 파주·안산·양평에 영어마을을 세웠고, 해외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이 사업에 나서 전국에 32곳의 영어마을이 세워졌다. 해외연수를 가기 힘든 중산층 이하 학생들도 해외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지만 현재 영어마을은 ‘세금 먹는 하마’라는 비난을 받는 등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누적 적자는 700억원을 넘겼다. 경기도는 도가 조성한 3곳의 영어마을 중 파주캠프만 운영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위탁했다. 파주캠프는 민간위탁자를 못 찾고 있다. 2006년 개장 첫해에 51만명이 찾았던 파주캠프는 전국에 영어마을이 난립하면서 지난해 이용자는 2만1538명에 불과했고, 최근 3년간 누적적자가 111억원에 이른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캠핑장과 레일바이크 등 영어마을 취지와 동떨어진 수익사업에 나섰다. 민간위탁중인 양평 영어마을은 최근 강남의 한 어학원과 함께 8주 과정에 1500만원을 받는 미국 대입수능(SAT) 강좌를 개설했다가 학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기도 했다.

후임 경기지사인 김문수 지사는 “영어마을은 선심성 행정이고 정의롭지도 못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 관계자는 “영어마을을 시작할 때는 영어 체험조차도 큰 가치가 있었지만, 3~4년 지나면서 4박5일 정도의 (영어) 체험으로는 영어가 습득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손학규 지사 시절 본격화된 고양시 한류우드 조성 사업도 표류중이다. 고양 한류월드 개발사업은 한류를 테마로 고양시 대화동 일대 30만평 부지에 6조원을 들여 복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것으로, 2005년부터 추진됐다. 그러나 한류우드㈜는 2008년 5월 기공식을 가졌지만 4년 동안 공정률 ‘0’을 기록했다. 특급 호텔을 짓기로 한 인터불고그룹은 지난달 사업을 포기했다.

이밖에 경기지사 재임 당시 한나라당 인사 등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와 수뢰 혐의 구속 등은 손학규의 측근 관리 허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손학규 경기도정’에서 꽤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도 많다. 지사 시절 최대 업적을 꼽는다면, 100억달러가 투자된 엘지필립스 엘시디(LCD) 공장의 파주시 유치다. 통상 행정절차 이행 등을 따져 4년 이상 걸리던 것에 견줘 일정이 크게 단축된 유치 일화는 아직도 도 공무원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고위 공무원은 “산업단지가 들어설 곳에 문화재 지표조사를 해야 하지만 겨울이라 머뭇거리고 있는데, 손 지사는 대규모 비닐하우스를 설치한 뒤 온풍기를 틀어 땅을 녹여서라도 지표조사를 겨울철에 끝내게 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추진력과 결단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외자유치도 또다른 업적이다. 한 경기도 공무원은 “(전임인) 임창렬 전 지사가 대형 프로젝트 위주의 외자유치에 치중해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았다면, 손 전 지사는 세계를 돌며 개별 기업을 상대로 한 외자유치로 형식을 바꿔 투자 유치액수도 컸고 실제로 경기도에 득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당시 남북 해빙 분위기 속에서 자치단체로서는 가장 활발했던 대북 지원도 눈길을 끈다. 손학규는 “북한에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며 ‘패키지 형태’의 대북 지원 방식을 택했다. 평양 일대에 종자, 농약, 트랙터를 지원하면 북한 주민들이 쌀을 생산하도록 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로 빛을 보진 못했다.

수원 의정부/홍용덕 박경만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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