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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협상 난항 겪자 한명숙·이정희 ‘심야 담판’

등록 2012-03-11 21:32수정 2012-03-14 15:55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 대표자들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4·11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 합의문’과 공동정책 합의문에 서명한 뒤 밝게 웃으며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노항래 통합진보당 정책위의장,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비상시국회의 백승헌 변호사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 대표자들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4·11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 합의문’과 공동정책 합의문에 서명한 뒤 밝게 웃으며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노항래 통합진보당 정책위의장,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비상시국회의 백승헌 변호사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두 당의 시각이 처음부터 달랐다는 점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서로에게 양보할 지역을 정하는 게 우선이었고, 통합진보당은 전 지역 경선을 기본으로 하되 양보 지역에 따라 경선 지역을 조정하자는 입장이었다. 외부의 예상과 달리 양보 지역보다 경선 지역이 쟁점이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양당 대표가 협상을 끝내겠다고 예고한 8일 밤까지 걸림돌이 됐던 것도 수도권 경선지역 문제였다. 특히 서울 도봉갑, 경기 광명을, 군포 등 일부 지역을 두고 날카롭게게 대립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해 경선 불가를 주장하는 곳과, 통합진보당의 당내 사정상 반드시 경선이 필요한 지역이 겹친 것이다.

8일 협상이 무산된 뒤 통합진보당은 도봉갑 등에서 경선을 따내기 위해 더 강력한 수를 뒀다. 심상정, 노회찬 등 서울에서 지역구를 양보받은 후보들이 “경선에 나설 테니 서울 전 지역에서 경선을 하자”고 나선 것이다. 9일 협상의 난항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9일 저녁 협상대표인 박선숙 의원의 보고를 받은 한명숙 대표는 상대가 요구하는 경선 지역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에 아연실색했다. 민주당 쪽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번엔 이정희 대표가 발끈했고, 언론에 기자회견 시간(밤 9시45분)까지 공지했다. 협상 타결을 기대했던 언론은 한쪽 당 대표 홀로 하는 기자회견 소식에 술렁였다.

상황이 180도 뒤바뀐 것은 이때였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소식을 접한 민주통합당 쪽에서 통합진보당 협상 대표인 이의엽 상임선대본부장에게 다급한 전화를 걸어왔다. ‘서울 도봉갑과 경기 군포 등 쟁점 지역의 경선을 수용하겠으니 대표끼리 다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한 대표가 직접 ‘오늘 반드시 협상을 끝내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본부장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장으로 달려갔지만,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시작한 뒤였다.

한 대표를 비판하는 이 대표의 날선 기자회견에 민주당은 낙담했지만, 결국 밤 11시께 양당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한 의원의 사무실에 마련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야권연대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한 대표의 절박함과, 협상을 더 늦추거나 미루면 야권연대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피로감과 짜증만 커질 거라는 양당의 공감대가 만들어낸 ‘심야의 담판’이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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