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혁신 평가와 총선 전망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낫다” 26명 중 2명뿐
한명숙대표 리더십 취약…“민주당 상승세 꺾여”
민주 1당 가능성은 높아…단독 과반 쉽지않아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낫다” 26명 중 2명뿐
한명숙대표 리더십 취약…“민주당 상승세 꺾여”
민주 1당 가능성은 높아…단독 과반 쉽지않아
<한겨레> 2차 정치 전문가 패널 조사 결과, 공천 쇄신 등 정당 혁신 노력 평가에서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의 ‘쇄신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엠비 심판론’이 4·11 총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란 전망 아래, 대다수 전문가가 여전히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을 예견했다.
4일 마무리된 2차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26명 가운데 19명은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정당 혁신을 더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낫다는 전문가는 2명에 그쳤다. 전문가들 다수는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의 정당 혁신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봤다. 새누리당의 쇄신 노력에 대해 8명은 “성공적인 편”(이택수)이라고 한 반면, “실망스럽다”(고원)거나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윤평중) 등의 낮은 평가를 한 전문가가 16명에 이르렀다. 많은 전문가들은 “누가 더 못했는가”(정상호)의 게임에서 민주당이 앞서감에 따라 새누리당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누리고 있다는 역설적인 평가를 내놨다.
민주당의 문제점으론 공천 쇄신 실패과 당 지도부의 취약한 리더십을 꼽는 견해가 많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민주당이 통합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노동계까지 흡수하면서 쇄신 공천의 기대감을 더욱 높여놓고는 개혁성·참신성·다양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새누리당은 쇄신을 둘러싼 논란의 과정 속에 국민에게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했지만 민주당은 국민에게 쇄신 노력에 대한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1심 유죄판결 받은 이를 공천함으로써 민주당은 이미 실책을 범하고 있다”고 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한명숙 대표의 리더십이 취약해 전략적 행보가 없는 반면에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권 욕심이 없는 한 대표는 상대적으로 민주적 방식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는 위치라, 정당 혁신 측면에서는 민주당이 오히려 새누리당보다 낫다”(신율), “모바일 선거인단 등 공천방식은 민주당에 점수를 주고 싶다”(박원호)는 상반된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도 대다수 전문가가 총선에서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을 예견한 것은 “정권심판론이 이번 최대 쟁점이 될 것”(정해구)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아직 ‘반이명박’ 정서는 시퍼렇게 살아 있다”고 했고, 김욱 배재대 교수는 “박근혜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정당 혁신의 주도권을 놓친 탓에 과반 의석 점유 등 압승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김윤태)고 진단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주당의 원내 1당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이전과 비교해 상승세가 현저히 꺾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쇄신 경쟁에서 크게 뒤지면서 양당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단독 과반은 어려울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의 의석수와 합해야 야권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는 “새누리당이 (정부심판론을) 만회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만 국민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행보 때문에 민주당이 과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천 등 전략 실패가 더 이어질 경우 민주당이 의외로 참패할 수 있다”(전원책)는 견해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안이한 상황인식 등 상황변화로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은 대단히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김능구 이윈컴 대표는 “민주당이 빨리 역풍을 극복하지 못하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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