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악법’ 저지 결의대회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 지도부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4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엠비(MB)악법 저지와 용산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야4당·시민사회 결의대회’를 열고, 쟁점법안 강행 처리 시도 중단과 용산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명박 정부 1년 평가] 세상살이 자유로워졌나
뿌리부터 흔들리는 민주주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민주주의
검·경·국세청 등 ‘표적조사’…기관장 임기제 무력화
피디수첩·미네르바 수사 강행…TK인사로 공안 장악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온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 1년을 거치며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먹을거리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외침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대와 용산 철거민에게는 ‘법치’를 내세워 구속을 남발하면서도, 스스로는 군사독재 시절처럼 검찰·경찰·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표적조사로 법으로 보장된 기관장 임기제마저 거리낌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인권은 후퇴하고 공무원은 ‘영혼 없는 조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른바 티케이 인사로 공안기관을 장악한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의 정치사찰을 합법화하는 법개정까지 추진함으로써 지난 20년 민주주의의 성과를 송두리째 뽑아버리려 하고 있다. [현장] MB악법 저지 정당·시민단체 결의대회 [%%TAGSTORY1%%] ■ 권력기구의 정권 도구화 공공기관장 물갈이에는 감사원과 검찰이 동원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10일 전격적으로 31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20일 만에 공기업의 경영비리를 폭로하는 예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본감사가 아닌 예비감사 결과 발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도 공기업 20여곳에 대한 ‘기획수사’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공공기관장 물갈이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표적 감사, 표적 수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 밀어내기에는 국세청도 나섰다. 감사원이 지난해 8월 한국방송에 대한 특별감사에 전격 착수해 경영 부실을 이유로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건의하고, 검찰은 정 당시 사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국세청은 한국방송 외주제작사에 대한 세무감사를 벌이며 정 사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검찰의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수사도 권력기관의 정권 도구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피디수첩 수사팀장이었던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제작진 기소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다 검찰 지휘부와 마찰 끝에 사직했다. 경찰도 정권 보위의 전위 역할을 떠맡고 나섰다. 촛불집회에 혼이 난 경찰은 지난해 7월 5공 시절 악명 높던 ‘백골단’의 부활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집회·시위 진압 목적의 경찰관 기동대를 창설했고, 지난 9일 한나라당과의 실무당정에서는 “최루탄 재사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정치개입, 민간인 사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정원은 “정치정보 수집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하는 원장 체제 아래에서 직무범위와 권한을 대폭 확대해 과거 화려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날만 손꼽고 있다. ■ 공공기관 임기제 흔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장의 임기제도 뿌리째 흔들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당시 원내대표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정부 출범 1달 만에 “이명박 정부와 이념이나 철학이 맞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물꼬를 튼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유례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정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국책연구기관, 예술·문화단체 등 거의 모든 곳의 기관장과 임직원에 대해 일괄사표를 요구했다. 공공기관의 자율·책임 경영과 투명성 등을 보장하고 ‘낙하산 인사’의 폐단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임기제의 취지를 무시한 조처였다. 이렇게 사퇴시킨 기관장 자리는 이른바 현정부와 코드가 맞거나 대선 때 공을 세운 인사들로 채워졌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3곳 공공기관 가운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80개 기관의 기관장이 새로 임명됐고 이 가운데 58명이 ‘낙하산 인사’로 밝혀졌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피디수첩·미네르바 수사 강행…TK인사로 공안 장악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온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 1년을 거치며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먹을거리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외침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대와 용산 철거민에게는 ‘법치’를 내세워 구속을 남발하면서도, 스스로는 군사독재 시절처럼 검찰·경찰·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표적조사로 법으로 보장된 기관장 임기제마저 거리낌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인권은 후퇴하고 공무원은 ‘영혼 없는 조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른바 티케이 인사로 공안기관을 장악한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의 정치사찰을 합법화하는 법개정까지 추진함으로써 지난 20년 민주주의의 성과를 송두리째 뽑아버리려 하고 있다. [현장] MB악법 저지 정당·시민단체 결의대회 [%%TAGSTORY1%%] ■ 권력기구의 정권 도구화 공공기관장 물갈이에는 감사원과 검찰이 동원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10일 전격적으로 31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20일 만에 공기업의 경영비리를 폭로하는 예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본감사가 아닌 예비감사 결과 발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도 공기업 20여곳에 대한 ‘기획수사’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공공기관장 물갈이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표적 감사, 표적 수사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권의 눈엣가시였던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 밀어내기에는 국세청도 나섰다. 감사원이 지난해 8월 한국방송에 대한 특별감사에 전격 착수해 경영 부실을 이유로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건의하고, 검찰은 정 당시 사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국세청은 한국방송 외주제작사에 대한 세무감사를 벌이며 정 사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검찰의 <문화방송> ‘피디수첩’ 제작진과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수사도 권력기관의 정권 도구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피디수첩 수사팀장이었던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제작진 기소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다 검찰 지휘부와 마찰 끝에 사직했다. 경찰도 정권 보위의 전위 역할을 떠맡고 나섰다. 촛불집회에 혼이 난 경찰은 지난해 7월 5공 시절 악명 높던 ‘백골단’의 부활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집회·시위 진압 목적의 경찰관 기동대를 창설했고, 지난 9일 한나라당과의 실무당정에서는 “최루탄 재사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정치개입, 민간인 사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정원은 “정치정보 수집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하는 원장 체제 아래에서 직무범위와 권한을 대폭 확대해 과거 화려했던 시절로 되돌아갈 날만 손꼽고 있다. ■ 공공기관 임기제 흔들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장의 임기제도 뿌리째 흔들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당시 원내대표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정부 출범 1달 만에 “이명박 정부와 이념이나 철학이 맞지 않는 사람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물꼬를 튼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유례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정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물론이고 국책연구기관, 예술·문화단체 등 거의 모든 곳의 기관장과 임직원에 대해 일괄사표를 요구했다. 공공기관의 자율·책임 경영과 투명성 등을 보장하고 ‘낙하산 인사’의 폐단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임기제의 취지를 무시한 조처였다. 이렇게 사퇴시킨 기관장 자리는 이른바 현정부와 코드가 맞거나 대선 때 공을 세운 인사들로 채워졌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3곳 공공기관 가운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80개 기관의 기관장이 새로 임명됐고 이 가운데 58명이 ‘낙하산 인사’로 밝혀졌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이명박 정부 1년, 민주주의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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