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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417억 증액 ‘없던일로’…공부방들 적자 쌓여

등록 2009-02-23 19:25수정 2009-02-24 01:56

아동수당 10만원 도입시 아동빈곤율 감소 추계
아동수당 10만원 도입시 아동빈곤율 감소 추계
[이명박 정부 1년 평가] 살림살이 나아졌나 ②
보건복지가족부는 급식비를 뺀 공부방 월 운영비만 600만원이란 정책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공부방 한 곳당 지원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국회는 지난해 220만원에 그쳤던 공부방 월 운영비를 465만원으로 올리겠다며 예산 417억원을 더 편성했다가, 마지막엔 도로 깎아버렸다. 결국 올해 공부방에 돌아갈 돈은 평균 잡아 219만원 정도다.

여기에 복지부는 공부방의 시설, 운영 내용 등을 평가해 지원액을 200만~240만원으로 차등화하라는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일선 시·군·구는 부족한 예산을 갈라붙이고 차등지원제를 마구잡이로 적용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했다. 심지어 월 운영비로 160여만원을 통보받는 곳이 생겨나기도 했다.

공부방 급식교사 등으로 파견되는 아동복지교사 인건비 예산은 252억원으로 거의 동결됐다. 지원 대상 공부방이 2088곳일 때도 2700명의 인건비가 배정됐는데, 지원 대상이 2788곳으로 늘어났는데도 책정 인원은 똑같다.

그러다 보니 법정 저소득층은 물론 복지 사각지대 아이들까지 챙기고 있는 공부방들은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인천 남동구 ㅇ지역아동센터의 사례는 이런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년간 쌓인 운영비 적자만 800만원가량 된다. 이 공부방은 만수동·구월동 등에 사는 아이들 25명을 돌본다. 만수1동엔 영구 임대아파트 단지가 있고, 구월동은 이명박 대통령이 보건복지콜센터에서 통화한 ‘봉고차 모녀’가 살던 동네다. 33㎡(10평) 남짓한 낡은 빌라나 다가구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이 수두룩한 지역이다.

이 공부방엔 기초수급자 자녀 8명, 차상위 계층 2명, 저소득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 3명 말고도, 복지 사각지대 아이들이 12명이나 된다. 맞벌이 위기 가정 아이들이 8명, 민정·민호 남매처럼 정부 지원을 못 받는 한부모 가정 아이들이 4명이다.

하지만 공부방에 정부가 주는 예산은 월 운영비 240만원, 구청이 주는 하루 한 끼 급식비 110만원, 급식교사 인건비뿐이다. 급식비는 끼니당 3천원인데, 시설 기준에 따른 정원이 19명이라서 초과 인원인 6명치 밥값은 못 받는다.

월 운영비로는 센터장 등 공부방 선생님 2명 월급으로 140만원을 쓴다. 남은 100만원에 민간 후원금 30만원을 보태어 25명 아이들이 북적대는 실제 면적 115㎡(약 35평)인 시설의 운영비를 감당한다. 난방비, 전기·가스 요금 등 각종 공과금, 현장학습 체험비 등 한두 푼이 아니다. 돌아서면 배고프다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안 줄 수도 없다. 연말에 쌀·김치를 후원받았지만, 빚과 외상은 쌓이기만 하는 실정이다.

ㅇ지역아동센터장은 “현 정부는 예산을 증액하는 대신, 경쟁을 붙여 공부방 운영비를 차등 지원하겠다는 정책만 내놨다”며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자녀가 많을수록 공부방 운영 점수를 더 높게 쳐주는데, 현실적으론 사각지대 아이들을 공부방에서 밀어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최선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팀장은 “공부방이야말로 사각지대 아이들을 발굴해 품어주는 핵심 복지 인프라”라며 “대통령이 사각지대를 걱정한다면, 이번 추경 예산 편성에 공부방 예산부터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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