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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쇠고기협상은 굴욕적 퍼주기” 질타

등록 2008-05-07 19:31수정 2008-05-08 15:43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준비한 그림판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 위)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쇠고기 협상 과정에 대해 따져묻고 있다.(사진 아래)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준비한 그림판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사진 위)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쇠고기 협상 과정에 대해 따져묻고 있다.(사진 아래)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비판 쏟아진 ‘쇠고기 청문회’
야당 “정부 광우병 말 바꾼 이유 뭐냐” 추궁도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따른 국민적 저항이 확산되는 가운데 열린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의 ‘쇠고기 청문회’에서는 정부의 졸속 협상 및 말바꾸기에 대한 질책과 재협상 요구가 빗발쳤다.

■ 졸속협상 논란=야당 의원들은 쇠고기 협상을 ‘굴욕적 퍼주기’로 규정했다. 특히 4월10일 시작된 협상이 일주일만인 18일 전격 타결된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신중식 민주당 의원은 “이미 4월18일 협상 타결 직전 백악관 고위 보좌관들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회담의 최대 의제는 쇠고기 협상이 될 것이다. 쇠고기 문제는 한국정부가 완전히 금지 조처를 해제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춘 졸속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김낙성 자유선진당 의원도 “우리 국민은 광우병에 감염된 사람들처럼 엠엠형 유전자를 갖고 있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면서 “쇠고기를 먹는 우리의 기준이 아닌 미국식 기준으로 협상하고, 단박에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다 내줬기 때문에 굴욕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번 협상은 지난해 4월부터 이어져 온 것이고 우리는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며 이른바 ‘참여정부 설거지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세계무역기구 회원국으로 세계무역기구가 보장하는 검역주권을 누리도록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내용에 따르면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관련 지위를 하향시킬 때에만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검역주권을 송두리째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 말바꾸기 논란=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말바꾸기 행태도 입길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4월 농림부가 국제수역사무국에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등급 상향조정을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던 사실을 거론하며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가 ‘싸고 질 좋다’며 갑자기 입장을 바꿔 광고까지 낸 이유는 무엇이냐,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고 따졌다.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 5월 가축방역협의회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한해서만 수입해야 한다고 강조했음에도, (미국과 협상에서) 30개월 이상까지 개방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홍문표 의원조차 “지난 협의에선 뼛조각 하나만 있어도 안된다는 절실한 주장이 있었는데, 이번엔 통뼈가 들어와도 허용된다는 논리가 뭐냐”며 “정부가 말을 오락가락하는 현실에 대해 답해 달라”고 비판했다.

■ 재협상 논란=야당 의원들은 “굴욕협상을 즉각 철회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경태 의원은 “국제법상 권리를 포기하고 헌법상 정부의 국민보호의무를 포기한 이번 협상은 당연히 국회 동의를 얻어야만 효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국회 동의 없이 이뤄진 이번 협상은 위헌인 만큼 헌법재판소 제소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형오, 홍문표 의원 등 한나라당 청문위원들은 “미국과 재협의는 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일본처럼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즉각 수입을 중단하도록 미국측과 재협의가 필요하다”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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