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추진 여부에 대해 한나라당과 정부가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아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6일 고위당정협의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이후 광우병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높아졌다고 판단될 경우 재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광우병 위험이 발생하거나 기타 여러가지 사정에 변경이 있을 때는 재협상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정부로부터) 받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은 비슷한 시각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들과 ‘끝장 토론’에서 재협상 가능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협상은 종료됐고,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민 통상정책관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에 수입위생조건 일부 내용을 개정하자고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협상은 지금 입법 예고 중인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을 무효화시키고 원점에서 협상을 다시 하는 것이고, 개정은 개정안 발효 뒤 일부 조항에 문제가 생길 때 그 부분을 고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쇠고기 관련 문답 자료에서도 “국제적인 기준이 변경될 만한 새로운 과학적 근거가 있거나 대만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가 우리보다 강화된 수입위생조건을 체결할 경우 ‘개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재협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협상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정부의 혼선은 결국 ‘재협상’과 ‘개정’이라는 용어에 대한 혼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런 논란 속에 아흐레 뒤인 15일까지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위험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새 수입위생조건은 발효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전면 허용된다.
김수헌 조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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