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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통합신당 ‘검찰 방문’ 부적절 논란

등록 2007-11-29 19:18수정 2007-11-29 23:56

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공동선대위원장(앞줄 가운데)과 소속 의원들이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들머리 계단에서 “검찰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 관련 여부를 밝히고, 이 후보는 검찰에 자진 출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이해찬 대통합민주신당 공동선대위원장(앞줄 가운데)과 소속 의원들이 2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들머리 계단에서 “검찰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 관련 여부를 밝히고, 이 후보는 검찰에 자진 출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검찰 “툭하면 항의 방문” 불쾌감
의원들 “자꾸 한나라당 눈치보는 것 같아서”
검찰 “국정 책임졌던 분들이…보기에 민망”

29일 오전 11시4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65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대검 정문에 다가서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연대 21’ 회원 10여명이 이들을 가로막아섰다. 버스와 시위자들이 뒤엉키면서 대검찰청 앞 교통이 정체되자, 의원들은 결국 버스에서 내려 전경들의 호위를 받으며 대검찰청 정문을 걸어서 통과했다.

의원들은 대검 청사 앞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사진촬영을 했고, 신기남 의원은 통합신당 전체 의원단 명의로 된 수사 촉구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어 이해찬 손학규 한명숙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 등 13명은 권재진 대검 차장을 면담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 후보와 관련한 주요 사건에 대해서 관련 수사를 열심히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에서 외압을 많이 가하고 민란 운운하는데 검찰이 흔들리지 않고 원칙대로 수사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대통령을 선택하는 데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국민이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법 집행의 정당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은 이날 겉으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검찰을 보호하러 왔다”고 밝혔지만, 실제 속내는 달랐다. 통합신당 쪽에서는 검찰 수뇌부와 일선 수사팀 사이에서 비비케이(BBK) 사건 수사 발표의 범위를 놓고 의견 차이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비비케이와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검찰이 상당 부분 확인해놓고도, 검찰 수뇌부가 수사 발표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검찰이 수사를) 해놓고도 자꾸 한나라당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을 잘못하면 특검이라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검찰에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통합신당 의원단의 항의방문은 명백한 검찰 압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8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도곡동 땅 관련 수사 결과를 내놓은 대검찰청을 찾아가 항의했던 행태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신당이 이 후보를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들의 집단 항의방문은 더욱 부적절하게 비치고 있다.

통합신당의 한 의원은 “검찰을 압박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항의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사들은 사실상 ‘집권 여당’의 전례없는 항의 방문에 대체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수사가 진행 중인데 이렇게 집단 방문을 하는 것은 명백히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적 행동”이라며 “과거 야당 시절에야 책임감이 가벼워 이렇게 행동할 수도 있겠지만, 국정을 책임졌던 분들까지 검찰청에 몰려오는 모습은 참 보기가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대검 간부도 “검사 생활 20년 만에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검찰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며 “통합신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걸핏하면 항의 방문하는데, 검찰 독립 취지에 어긋나는 구태”라고 비난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싶어도 정치권에서 이렇게 미리 압박하면, 어떤 수사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정치권의 공방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김태규 고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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