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자유게시판에 이명박 후보 자녀들의 유령직원 근무로 인한 탈세와 횡령에 조사를 촉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반박 계획없다→건물 관리했다→잘못 인정”
통합신당, 횡령 혐의 고발키로
국세청 “우선 자료 수집·검토”
통합신당, 횡령 혐의 고발키로
국세청 “우선 자료 수집·검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1일 자신이 소유한 대명기업에 큰딸과 아들이 ‘유령 직원’으로 등재된 사실을 “본인의 불찰”이라며 사과한 것은, 지난 6월 자녀들의 진학과 관련한 위장 전입에 이어 개인 문제 사과로는 두번째다.
그러나 이 후보는 딸의 직원 등재에 대해선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아들의 직원 등재는 “선거 중이라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취지로 설명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 사실이 처음 보도된 뒤,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1년간 체류했던 큰딸이 건물 관리에 일부 기여한 바가 있어 직원으로 등재했다는 한나라당 해명은 누리꾼들의 더 큰 분노를 불러온 바 있다. 이 후보 역시 큰딸이 건물 관리회사 직원으로 근무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어, 이 부분의 진위 여부가 또다른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오락가락한 한나라당 해명=한나라당은 지난 9일 강기정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 후보 자녀의 ‘위장 채용’ 문제를 공개하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 부분 해명은 오늘 해야 할 일 중에서 우선 순위가 떨어진다. 오늘 대정부질문 내용에 대해서는 반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사가 <인터넷 한겨레>를 통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반향이 커지자 같은날 밤 “상근직으로 근무한 건 아니지만 건물 관리에 일부 기여한 바가 있어 직원으로 등재한 것”이라며 “아들은 외국계 기업에 인턴으로 있었다. 인턴이어서 입사·퇴사가 없다”고 알려왔다. 이 후보의 큰딸이 미국에 체류하던 기간에도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불거지자 11일에는 나경원·박형준 공동 대변인이 해명에 나섰다. 나 대변인은 “아들은 거의 상근으로 근무하다시피 했으며, 딸은 상근이 아니었지만 건물관리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으며, 박 대변인은 “대선을 앞두고 말이 나올 것 같아, 이 후보가 아들에게 일부러 취업하지 말라고 했다. 그 대신 건물 관리를 맡기고 용돈을 준 거고, 딸도 유학기간 말고는 근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누리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이명박 후보가 11일 저녁에 직접 보도자료를 내고 “딸이 별다른 직장이 없어 건물 관리나마 도우라고 했고, 생활비에 보탬이 될 정도의 급여를 줬는데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유학가는 동안 이 부분을 정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위장 채용’이 아니며, 건물관리에 실제로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아들이 외국계 기업에 근무했던 기간인 올 3~7월에 대명기업에서 월급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선거 중이라 특정 직장에 근무하는 것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생각돼 잠시 건물관리를 하며 기다리라고 했다”고만 말했다. ■ 국세청, 세무조사 나설까?= 국세청 게시판에는 “이명박 탈세 의혹을 조사하라”는 글이 이틀 새 200여 꼭지나 올라왔다. 자영업을 한다는 곽아무개씨는 “이런 방법을 모르는 자영업자가 어디 있나. 불법이고 탈세니 안 하는 것”이라며 “사실인데도 처벌하지 않으면 불법이 아닌 줄 알고 나도 주변 사람 월급 주고 세금 덜 내겠다”는 글을 올렸다. 업주가 자녀나 친인척을 자신의 회사에 ‘유령 직원’으로 올려 놓는 행위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때 철저히 살펴보는 주요 불법행위 가운데 하나다.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장부를 허위로 꾸며 비용을 과다계상하고 소득은 축소시키는 대표적인 탈세 수법이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11일 “국회와 언론을 통해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대명기업은 이 후보가 서초동에 있는 본인 소유 5층짜리 영포빌딩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건물 관리회사로, 사무실이 영포빌딩 안에 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를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기로 하기로 했다. 김현미 선대위 대변인은 “수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한 달에 몇백만원씩 빼돌리려고 아들과 딸을 유령 직원으로 등록시키는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안선희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이 후보는 아들이 외국계 기업에 근무했던 기간인 올 3~7월에 대명기업에서 월급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선거 중이라 특정 직장에 근무하는 것이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생각돼 잠시 건물관리를 하며 기다리라고 했다”고만 말했다. ■ 국세청, 세무조사 나설까?= 국세청 게시판에는 “이명박 탈세 의혹을 조사하라”는 글이 이틀 새 200여 꼭지나 올라왔다. 자영업을 한다는 곽아무개씨는 “이런 방법을 모르는 자영업자가 어디 있나. 불법이고 탈세니 안 하는 것”이라며 “사실인데도 처벌하지 않으면 불법이 아닌 줄 알고 나도 주변 사람 월급 주고 세금 덜 내겠다”는 글을 올렸다. 업주가 자녀나 친인척을 자신의 회사에 ‘유령 직원’으로 올려 놓는 행위는 국세청이 세무조사 때 철저히 살펴보는 주요 불법행위 가운데 하나다.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장부를 허위로 꾸며 비용을 과다계상하고 소득은 축소시키는 대표적인 탈세 수법이기 때문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11일 “국회와 언론을 통해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대명기업은 이 후보가 서초동에 있는 본인 소유 5층짜리 영포빌딩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건물 관리회사로, 사무실이 영포빌딩 안에 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를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기로 하기로 했다. 김현미 선대위 대변인은 “수백억원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한 달에 몇백만원씩 빼돌리려고 아들과 딸을 유령 직원으로 등록시키는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난했다. 안선희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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